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몸값이 날로 높아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당대표 차출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 장관은 다른 데 쓸 데가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 장관 차출론은 지난 9월부터 제기돼왔다. 여권 스피커인 유재일 평론가는 당시 "한동훈 당대표 차출" "차기 총선 지휘해야 승리"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한 장관 당대표 차출론이 공론화되면서 급기야 윤 대통령 귀까지 들어가게 됐다.
이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3일 한 포럼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는 대책이 있고, MZ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며, 공천을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일부 주자들의 이름을 거명한 뒤 "마땅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최근 여권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 장관은 다른 데 쓸 데가 있다"(YTN 보도)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최근 만남을 가진 친윤 핵심들도 "대통령은 그런 생각이 없다"(장제원 의원) "극히 일부 주장이다"(권성동 의원) 등 선을 그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여의도를 안 거치고 내각에 남아있다가 대선에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원래 여의도 공식으로는 대선주자가 되려면 뱃지 경험은 있어야 했는데 이를 윤 대통령이 깼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선 의원이 여의도에서 정치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공간은 별로 많지 않아 한 장관이 지금처럼 내각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정치적 몸집을 불리는 길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차기 총리설'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이 "다른 데 쓸 데가 있다"고 말한 것이 차기 총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내년에 50살이 되는 한 장관이 '젊은 총리'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참여정부 당시 50대 초반이라는 나이에 국무총리가 된 바 있다.
다만 총선 국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장관이 만약 내각에 있다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게 패배라도 할 경우에는 연대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지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이 '한동훈 카드'를 아끼다 만약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더 빨리 레임덕이 오게 되고, 한 장관의 입지도 점점 좁아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치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아서 한 장관의 향후 행보는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차출론'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분명 단호하게 말씀드린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커머스갤러리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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