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 광산 붕괴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소방당국은 바로 구조에 나섰지만 고립자들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지점에 있는지는 땅을 파 봐야 아는 일이고, 시추 도중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두 사람의 생환 만을 기다리는 바람 속에 열흘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4일 늦은 오후, 광부 2명은 큰 부상 없이 가족의 품에 안겼습니다.
다행히도 고립자들이 갇힌 갱도는 옴짝달싹 못 할 만큼 좁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탈출로는 다 막혀 있었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주변의 작업 도구 등을 활용했습니다. 매우 깊은 땅 속이었기 때문에 적정 온도와 산소 확보가 관건이었는데요. 상황이 절망적이진 않았습니다. 여기에 일을 하러 가기 전 챙겼던 물이 10리터, 커피믹스가 30봉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이 최소한의 식량으로 버텼습니다.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였어요. 안에 들어 있던 고칼로리 설탕과 프림이 이들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광산에 갇힌 지 열흘 째 되는 날, 헤드 램프의 전원까지 꺼지며 두 사람은 희망을 놓았었다고 해요. 현재 병원에서 동료와 회복 중인 박 반장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고립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헤드 램프가 꺼지며 두 사람은 "이제 희망이 없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처음 나눴지만, 그로부터 20분 후 기적처럼 구조 인력이 통로를 뚫기 위해 발파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박 반장은 "일단 발파 소리를 들었으니 뒤로 좀 물러나자 해서 안전모자를 쓰고 10m 정도 후퇴를 하는 도중에 꽝 하면서 불빛이 보였다"라며 "'이제 살았구나' 하면서 (박모씨와) 부둥켜 안고 물이 있든 말든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동료들이 자신을 구해줄 거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허기를 달래 준 건 챙겨온 물과 커피믹스였지만, 그 믿음이 없었으면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광산 안을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 이에 대해 박 반장은 "광부들의 동료애는 다른 직종의 동료들보다 굉장하다"라면서 "진짜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조직이기에 사람다운 냄새가 질릴 정도로 나는, 그런 인간애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두 광부의 기적적 생환은 감동을 안기지만, 그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이 필요합니다. 박 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쾌유 기원 카드와 선물을 전하러 병원을 찾은 비서관 등에게 광산 안전업무기관들의 겉핥기식 점검 관행에 대해 조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에디터 라효진 사진 소방청/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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