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에 고립된 광부 2인이 열흘 만에 기적적 생환할 수 있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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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광산에 고립된 광부 2인이 열흘 만에 기적적 생환할 수 있던 진짜 이유

엘르 2022-11-08 13:34:25 신고

광부 경력 27년차 박정하 반장과 막 광부 일을 시작한 보조작업자 박모씨는 10월26일 경상북도 봉화군의 금호광산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당시 지하 갱도에서 일하던 광부 2명이 매몰돼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불과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하 190m에서 작업하던 박 반장과 박모씨는 900톤의 토사가 쏟아지며 무너진 광산 안에 그대로 갇혔습니다.

봉화 광산 붕괴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봉화 광산 붕괴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소방당국은 바로 구조에 나섰지만 고립자들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지점에 있는지는 땅을 파 봐야 아는 일이고, 시추 도중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두 사람의 생환 만을 기다리는 바람 속에 열흘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4일 늦은 오후, 광부 2명은 큰 부상 없이 가족의 품에 안겼습니다.

다행히도 고립자들이 갇힌 갱도는 옴짝달싹 못 할 만큼 좁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탈출로는 다 막혀 있었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주변의 작업 도구 등을 활용했습니다. 매우 깊은 땅 속이었기 때문에 적정 온도와 산소 확보가 관건이었는데요. 상황이 절망적이진 않았습니다. 여기에 일을 하러 가기 전 챙겼던 물이 10리터, 커피믹스가 30봉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이 최소한의 식량으로 버텼습니다.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였어요. 안에 들어 있던 고칼로리 설탕과 프림이 이들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광산에 갇힌 지 열흘 째 되는 날, 헤드 램프의 전원까지 꺼지며 두 사람은 희망을 놓았었다고 해요. 현재 병원에서 동료와 회복 중인 박 반장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고립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헤드 램프가 꺼지며 두 사람은 "이제 희망이 없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처음 나눴지만, 그로부터 20분 후 기적처럼 구조 인력이 통로를 뚫기 위해 발파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박 반장은 "일단 발파 소리를 들었으니 뒤로 좀 물러나자 해서 안전모자를 쓰고 10m 정도 후퇴를 하는 도중에 꽝 하면서 불빛이 보였다"라며 "'이제 살았구나' 하면서 (박모씨와) 부둥켜 안고 물이 있든 말든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동료들이 자신을 구해줄 거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허기를 달래 준 건 챙겨온 물과 커피믹스였지만, 그 믿음이 없었으면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광산 안을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 이에 대해 박 반장은 "광부들의 동료애는 다른 직종의 동료들보다 굉장하다"라면서 "진짜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조직이기에 사람다운 냄새가 질릴 정도로 나는, 그런 인간애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두 광부의 기적적 생환은 감동을 안기지만, 그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이 필요합니다. 박 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쾌유 기원 카드와 선물을 전하러 병원을 찾은 비서관 등에게 광산 안전업무기관들의 겉핥기식 점검 관행에 대해 조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에디터 라효진 사진 소방청/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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