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물집 부상을 안고 등판한 ‘에이스’ 안우진의 투구 내용은 사실 1차전(6이닝 3피안타 무실점)만큼 완벽하진 않았다. 그러나 강습 타구를 맞는 불운에도 6회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95구를 던지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8개나 솎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안우진은 “오늘도 손가락에 물집이 조금 잡혔다. 신경 쓰이긴 했으나 통증은 없어서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면서 “팔은 그냥 공에 맞은 느낌이다. 며칠 있으면 회복될 것 같다”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사실 불펜 피칭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날리는 공도 나오고 평소같지 않았다”면서 “힘으로 하다간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 릴리스포인트와 밸런스 위주로 신경 썼다”고 털어놓았다.
어려운 상황 속 터진 홈런 두 방은 안우진의 정신을 깨웠다. 먼저 3회 KT 알포드에 던진 체인지업 실투가 솔로포로 이어지자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157㎞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추가점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을 우리 형들이 공략하면서 점수를 따라가고 있었기에 6~7회까지 길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뒤이어 송성문은 4회 ‘키움 천적’이라 불리는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때려냈다. 안우진은 “그때부터 더 정신을 차렸다. 힘을 받았다”며 “내가 잘 던지다 보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점수를 더 안 주려고 했다”고 했다.
이제 키움은 오는 24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한다. 안우진은 “준 PO 시리즈 등판한 두 경기에서 우연히 다 팀이 승리해서 좋은 상을 주신 것 같다”면서 “팀 전부가 잘해서 PO로 갈 수 있었다. PO에서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LG도 강팀이지만, 우리도 강팀”이라며 “팀이 분위기를 타서 재밌는 경기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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