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눈에 앙증맞게 혀를 내민 얼굴 모양의 쿠키, 숯검댕이 눈썹이 반쯤 덮은 눈과 콧수염이 그려진 주방 장갑까지. 그의 이름은 낯설지만 전 세계 수많은 셀럽들의 SNS에서, 수많은 브랜드 상품들에서 어렵지 않게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이 자신의 첫 번째 회고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10월 1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첫 번째 회고전 ‘그러면, 거기’를 연다.
30일 DDP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장 줄리앙은 “창의적인 삶이란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이라며 “나의 마음속에 있는 열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작품으로 표현되어 왔는지 그 과정을 이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가로서 고찰뿐만 아니라 관객으로서 이 작가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볼 수 있다. 길거리나 SNS는 단편적인 면만 보여져서 맥락을 찾기 쉽지 않은데 나의 흥미를 보여주고 나의 세계를 관대하게 보여주려했다. 특히 스케치북 섹션은 18년간 작업한 개인의 기록들이 남아있다. 이건 아주 부끄러운 작업이기도 했다(하하). 작업하는 모든 여정을 스케치북 섹션에서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시의 여정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장 줄리앙의 작품 활동은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디지털에 중독된 세태를 풍자한 일러스트나 월요병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정크푸드(JUNK FOOD)에 중독된 신체 일러스트는 그의 예술적 접근 방식을 대변하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의 표현은 장난스럽지만 작품에 담긴 내용은 촌철살인적이다.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지만 단순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장 줄리앙 작품의 특징이다. 그는 “나의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타인과 소통하기에 드로잉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며 “내가 단순하게 작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100권의 스케치북’ ‘드로잉’ ‘모형에서 영상으로’ ‘가족’ ‘소셜 미디어’ 등 작가의 마음속 열정의 변화에 따라 작품이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총 12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전시장 곳곳에는 작은 전시 안내 문구부터 벽면 가로 공간을 빼곡히 채워 넣은 대형 벽화까지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작업물들이 가득하다. 줄리앙은 “우리 각자의 일상은 모두 특별할 수 있다”며 “팬데믹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큰 치유가 되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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