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밤공기를 즐기기 좋은 5월, 경주 형산강 일대의 까만 밤을 색색이 수놓은 연등을 즐길 수 있는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를 찾았다. 축제의 메인이 되는 장소인 금장대는 주변의 뛰어난 절경으로 신라시대의 3기 8괴(3가지 기이한 것과 8가지 괴이한 현상) 중 하나로 불렸으며,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의 배경이 되었다. 지금은 경주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핫한 야경명소로 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생태숲에서 금장대까지 이어지는 길을 장식한 오색 연등과 살아 움직일 듯 생생한 연등 인형도 감상하고 더불어 근처에 위치한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월정교의 야경까지 즐겨보자.
2022 형산강 연등문화축제
장소 : 경주시 형산강 금장대 일원(경상북도 경주시 석장동 산38-8)
일시 : 2022. 05.02 ~ 05.22
점등 시간 : 일몰 후 ~ 22:00
입장료 : 무료
불이 켜진 금장대의 연등을 가장 예쁘게 볼 수 있는 곳은 반대편의 경주예술의전당 쪽이다. 건너편에서 물에 비친 불빛들의 반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예술의전당에 주차를 하고 그곳에서 이어지는 황성대교 아래로 내려오면 빛나는 금장대를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다리 아래는 형산강에 인접한 습지다 보니, 예쁜 야경에 이끌려 방심하다 보면 발이 진흙에 푹푹 빠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발을 버리지 않고 금장대 야경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장화를 준비해 가기 바란다.
● tip : 주차는 경주예술의 전당을 이용, 형산강에 비친 금장대 반영사진을 가까이서 찍고 싶다면 장화를 준비
암벽 위에 기품있게 자리 잡은 금장대의 이름은 옛날 그 자리에 있던 사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신라시대 때 하늘을 날던 기러기들이 그 경치에 반해 쉬어가던 곳이라는 명성답게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주변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강 위로 수직선을 그리며 빛나는 연등불빛을 배경으로 예쁜 야경 사진을 남겨보자.
● tip : 흔들림 없는 야경사진을 찍기 위한 삼각대 준비
황성대교 아래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형산강 강변로는 예쁜 야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코스다. 징검다리도 있고,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트랙도 잘 마련되어 있어 연등 축제가 없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책 겸 운동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형산강 연등축제로 설치된 빛 터널은 멀리서도 눈에 뜨일 정도로 영롱한 보랏빛을 뽐낸다. 화려하게 반짝이며 형산강 일대를 밝히는 빛터널을 지나면 전통 한지로 만든 장엄등의 행렬이 이어진다.
형산강 둔치를 환하게 밝히는 장엄등은 마치 신라시대 인형극을 한편 보는 듯,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만큼 예쁘고 낭만적이다.
가까이서 감상하는 장엄등은 인형의 표정이나 착장까지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 천천히 감상하고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불국사, 경상북도, 경주시가 신라 연등회의 맥을 잇고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기 위해 개최한 2022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는 연등만들기 리폼 체험, 온라인 사진공모전, 연등문화축제 플로킹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되었으며, 매년 더욱 다채로운 행사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경주의 또 다른 야경 명소, 월정교
월정교는 경주에서 달이 뜨는 서쪽을 상징하는 데서 이름 붙여졌다. 남천 위에 지어져 밤이면 불이 켜진 월정교가 물에 반사된 모습이 환상적이다. 조용하면서 운치 있는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낮보다 밤이 더 인기 있는 경주의 야경 명소다.
주소 : 경북 경주시 교동 274
운영시간 : 매일 09:00 ~ 22:00
입장료 : 무료
남천의 한 중간에는 월정교 측면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징검다리가 나 있다. 여기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월정교는 컴퓨터 그래픽처럼 생생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다만, 징검다리가 꽤 캄캄하니 지나가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기 바란다.
● tip : 징검다리를 지나갈 땐 휴대폰 플래쉬 기능을 이용
여기까지, 형산강 연등축제와 월정교까지 즐겨본 야무진 경주 야경 코스였다. 그 옛날 신라의 달밤이 아름다웠던 만큼, 오늘날 경주의 야경도 멋진 불빛들로 빛나고 있다.
선선한 봄을 즐기기 딱 좋은 저녁, 경주로 야경투어를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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