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마음으로 왔어요?
기대하는 마음? 부쉐론 촬영이라고 하면 항상 기대감을 안고 오는 것 같아요. 어떤 콘셉트로 어떤 주얼리를 착용하게 될지 궁금해하면서요. 신기하게 매번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주시더라고요.
시대를 뛰어넘어 오래 함께할 수 있다는 거요. 엄마가 결혼할 때 받았던 소중한 반지를 딸에게 물려주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생 간직할 만한 목걸이를 선물하는 것처럼요.
광고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았어요. 길을 가다가 전광판이나 백화점 벽면에 자신의 얼굴이 걸린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제 얼굴을 거리에서 보는 게 아직도 어색해요.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러지 않을까 싶고요. 오히려 부모님이랑 제 주변분들이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나온 광고를 보면 잘 봤다고 말씀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시고요
그동안 인터뷰를 많이 안 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신비로운 이미지가 강해요. 스스로 생각하는 고윤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신비롭다는 건 배우로서 제가 궁금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요. 그런 의미에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는 말이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저는 신비로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평소에 엄청 덜렁거리고 성격도 털털한 편이죠. 조용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해서 파고들고요. 앞으로 좀 더 많은 채널을 통해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소통할 생각이에요.
좋아하는 작품, 인상 깊었던 장면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올리는 건데 그게 퀴즈라고 생각하는 팬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저도 덩달아 더 재미있어지고요.
1980년대생인 제가 어릴 때 사랑했던 영화들을 1990년대생인 윤정 씨가 콕콕 집어 올려주니까 세대 간에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 팬인데 그의 영화가 많아 특히 반가웠죠.
대박! 저도 타란티노 엄청 팬이에요. 저희 좀 통하는 것 같은데요?(웃음) 영화나 드라마는 시간을 거슬러 봐도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는 작품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참 매력적이죠. 지금처럼 공감해주시는 분을 만나면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요.
저를 밝고 화사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웃음) 영화라면 장르 안 가리고 보는 편인데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건 좀 터프한 작품들이더라고요. 오래전 명작은 오래된 책을 넘기는 듯한 질감이 느껴져 좋아해요. 오늘 내가 어떤 상태인지, 어떤 순간에 그 영화를 감상하는지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와 울림이 다른 것도 좋고요.
〈스위트홈〉 촬영 당시 이시영 씨에게 넷플릭스 〈블랙 미러〉를 인생 작품으로 추천했어요.
〈블랙 미러〉는 제가 아홉 번이나 봤을 만큼 강추하는 작품이에요. 장르가 전혀 공포가 아닌데도 에피소드를 하나 보고 나면 공포와 찝찝함, 두려움이 몰려오죠. 기술 발달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이면서도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평소 OTT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에요. 특정 플랫폼을 통해서만 공개되는 작품도 있고, 일정 때문에 미처 보지 못한 드라마를 챙겨 볼 때도 유용하고요.
맞아요. 넷플릭스 덕에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죠. 지금 촬영하는 〈무빙〉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고요. 제가 나온 작품이 해외로 나가는 게 영광이기도 하고, 여전히 신기하기도 해요.
〈무빙〉은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라고 들었어요.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등 라인업이 대단하더라고요.
제가 맡은 ‘장희수’ 역은 부모와 같은 초능력을 지녔지만 그 능력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현재를 살아가는 인물이에요. 캐릭터 설명만 들어도 궁금해지지 않나요?(웃음) 대선배들과 정말 열심히 즐겁게 촬영했으니 기대해주세요!
이번에도 역시 평범한 작품은 아니네요.(웃음) 전작인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모두 마니아적 요소가 강한 판타지물이었죠. 작품 선택의 기준이 있다면요?
저는 배우로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새 작품을 고를 때도 전작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를 찾는 편이고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어요.
실은 지금도 틈틈이 그리고 있어요. 저에게는 그림 그리는 일도 연기의 일부처럼 느껴져서요. 무언가를 상상하고 그걸 캔버스에 구현하는 작업 또한 대중에게 저만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니까요.
전시도 자주 보러 다니나요?
최근에는 일 때문에 자주 가지 못했는데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가보려는 편이에요. 그림을 보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일이 연기에도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작가나 장르의 제한 없이 폭넓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날 풀리면 전시장 투어 한번 하려고요.
그래서인지 봄을 굉장히 좋아해요. 봄은 춥지도 덥지도 않잖아요.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봄이랑 가을 날씨가 너무 좋아요.
데뷔 전 〈대학내일〉 표지 모델로 먼저 얼굴을 알렸어요. 당시 인터뷰 찾아보니까 “벚꽃 축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라고 답했더라고요. 그거 보고 너무 대학생다운 답변이라 웃었어요. 그 나이 때는 원래 꽃 같은 데 관심이 없잖아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축제를 찾아 다니는 성격이 아니라 당당하게 가본 적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좀 민망해요. 그리고 이제 저도 벚꽃 보러 가고 싶어요.(웃음)
Fashion Director 김지후 Feature Director 강보라 Photographer 목정욱 Stylist 이윤미/brand L Hair 이혜영 Makeup 서옥 Assistant 윤다희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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