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열 있는 발견, 유인수

희열 있는 발견, 유인수

코스모폴리탄 2022-03-22 10:00:01 신고


한쪽 눈이 없는 ‘윤귀남’ 인상이 너무 강렬했는데, 두 눈이 멀쩡한 모습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네요.
오늘은 스타일링부터 세트까지 스태프들이 준비를 너무 잘해주셔서, 저는 말 그대로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됐어요.(웃음)

아노락 15만9천원 르꼬끄 스포르티브. 팬츠 써저리. 워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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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화보에 도전했죠. 평소 스포츠와 친한 사람인가요?
하는 것과 보는 것 모두 좋아해요. 운동을 즐겨 하다 보니 평소에도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트레이닝복을 많이 입거든요. 편하고 예쁜 옷을 입고 촬영해 더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었어요.

최근 공개된 화보에서 선명한 복근이 큰 화제가 됐잖아요. 역시 운동이 생활화된 노력의 결과물이었군요.
그 화보를 찍었을 때도, 촬영 당일에야 복부 노출하는 의상이 있다는 걸 알고 조금 당황하긴 했어요.

마음은 그랬을지 몰라도 몸은 당황하지 않았던데요?
아유, 감사합니다.(웃음) 따로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은 아닌데 제 딴에 하는 운동이 있어 그나마 관리가 잘된 상태로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부터는 자전거나 러닝, 등산처럼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편이에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집에서 가볍게 홈트 정도 하고 있고요.

티셔츠 5만5천원 르꼬끄 스포르티브. 팬츠 코스트퍼킬로, 목걸이, 팔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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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교과서에 충실했죠” 식으로 말하니, 열심히 몸 만드는 분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어요. 〈지우학〉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무려 150만을 넘어섰죠. 원래 좋아하던 사람이 나를 팔로해줘 성덕 인증한 경험은 없어요?
몇 분 연락이 오셨어요. 최근엔 뮤지컬 배우 김호영 선배님이 〈지우학〉 너무 재밌게 봤다고 연락해 밥도 사주셨죠. 또 해외 축구 보는 걸 좋아하는데, 틱톡에서 선수들이 〈지우학〉을 따라 하는 걸 보니 진짜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한국 팬보다 해외 팬 비중이 더 높은 것 같기도 해요.
“너 너무 짜증 났다, 진짜 죽이고 싶었다, 근데 연기 너무 잘한다” 같은 코멘트를 많이 남겨주시는데, 칭찬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보다 윤귀남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 점도 재밌어요.

배우 유인수가 곧 윤귀남 캐릭터로 고착화된 상황인데요, 배우로서 한 가지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각인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윤귀남을 연기할 때, 제 본연의 모습에서 가져오기보다는 만들어낸 부분이 훨씬 많거든요. 만약 다음 작품에서 제 본연의 모습을 담을 만한 인물을 연기한다면 윤귀남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자신감도 있고요. 윤귀남 캐릭터가 워낙 세다 보니 다음에 뭘 해도 자연스럽게 달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어요.(웃음)

다음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되는데요? 현재 탈색 머리를 고수 중인데, 차기작 때문이라고요.
tvN 드라마 〈환혼〉을 촬영하고 있어요. 술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인데, 저는 작품의 세계관에서 제일 부잣집 도련님 역이고, 즐거움을 좇는 밝은 캐릭터예요. 윤귀남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6월쯤 방영 예정이에요

아노락 각각 18만9천원 르꼬끄 스포르티브.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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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지우학〉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예능 〈아는 형님〉의 예고편이 공개됐어요. 예고편부터 활약이 대단하던데, 유인수 본캐는 보석 같은 예능캐가 아닐까 싶었어요.
뭘 보여드릴지 고민하다가 노래를 틀어주면 그 노래 무드에 맞춘 뮤직비디오 주인공 연기를 했어요. 실연당한 남자, 공작 행위 중인 킬러, 복싱 선수 등으로 가벼운 1인극을 했는데 〈아는 형님〉 진행자 선배님들이 너무 좋아해주시는 거예요. 제 딴에 한다고 했는데 재밌게 나와야 될 텐데….

아이디어가 재밌는데요? 이 정도 기발함이면 〈SNL〉 다음 시즌에 바로 투입돼야 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안 그래도 〈아는 형님〉 녹화장 바로 옆에서 〈SNL〉 촬영을 하고 있길래 구경했어요. 애청자로서 〈SNL〉 보면서 어떻게 촬영하시는지 늘 궁금했는데 기회가 되면 출연하고 싶어요.

만나서 대화해보니 귀남이와는 정반대로 밝은 성격이 느껴지네요. 〈지우학〉 촬영 당시에도 도서관 신을 찍을 때 고소공포증이 있어 고생했다고요. 이처럼 귀남이와는 다른, 의외의 면모가 있다면요?
저 여려요…. 귀남이는 작품 내에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존재라, 누군가한테 타격을 입어도 통증이 없거든요. 근데 배우로서 유인수는 맞으면 아프잖아요. 안 아픈 척 아무렇지 않게 참고 있어야 하는데, 맞기 직전에 너무 무서워하는 거예요 제가. 그런 표정을 숨길 수 없어 맞는 신 찍을 때마다 “인수야, 제발 좀 잘 참아봐., 너 지금 너무 찐따처럼 나온다” 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귀남이가 아닌 여리고 내성적인 인수였습니다.(웃음)

〈지우학〉에서 가장 강렬하다면 강렬한 캐릭터가 귀남이었으니까요. 근데 귀남이도 어린 학생이고, 완전한 좀비도 인간도 아닌 절비라 나름의 공포가 있었을 것 같아요. 귀남이의 두려움은 뭐였어요?
윤귀남이라는 인물을 그 누구보다도 생존 본능이 강한 인간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좀비가 되기 전과 후를 다르게 표현했는데요. 좀비가 되기 전에는 누구보다 살고 싶다 보니 더 두렵고 무서워할 거라는 생각을 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두려움조차도 무뎌지는 인물로 연기했어요.

아노락 9만9천원, 쇼츠 4만9천원 모두 르꼬끄 스포르티브. 니트 후디 친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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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됐다는 사실을, 귀남이도 점점 학습해나가더라고요.
좀비 세계관의 최강자라는 상황을 인지하고 즐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두려움이 없어지고 과시욕도 생기죠.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를 가지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 인물이 더 무서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을 연기에 반영했어요.

그런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등 눈빛 연구를 많이 했다고요. 귀남이는 한쪽 눈을 잃은 캐릭터인데, 배우로서 눈빛을 잃는다는 건 어떤 경험이었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정말 많았죠. 배우는 눈으로 얘기하고, 시청자도 눈빛으로 드러나는 저의 호흡을 따라올 텐데 배우로서 가장 큰 무기 하나를 잃는 거니까요. 근데 촬영장에서 모니터링해보니, 한쪽 눈을 잃은 설정이 오히려 더 오묘한 느낌을 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오히려 두 눈으로 분산되던 에너지가 하나에 집중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대신 하나의 포인트에 집중하다 보니 섬세한 눈 움직임을 많이 연습하고 준비했어요. 나중에는 한쪽 눈으로 표현하는 게 너무 익숙해져 차기작 준비할 땐 두 눈으로 연기하는 게 어색해졌어요. 내가 두 눈으로 사람을 어떻게 봤었지 싶더라니까요.(웃음)

〈지우학〉 방영 이후, 악동뮤지션의 찬혁 씨와 닮았다는 반응도 많았죠. “이찬혁 연기도 잘하네” 소리가 나올 정도로 꽤 닮은꼴인데,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또 좋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처음엔 그런 상황이 당황스러웠어요. 내가 보여주고자 했던 인물은 굉장히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데, 너무 희화화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도 재밌더라고요. 왜 닮았다고 하는지 납득이 되기도 하고요.(웃음) 찬혁님이 기분 나쁘실 수도 있겠지만, 〈지우학〉을 혹시 보셨을지 줄곧 궁금했어요.

팔로해보세요!
SNS 팔로도 하고 싶었는데 죄송한 마음 반, 궁금한 마음 반이라 못 하고 있어요. 사실은 너무 팔로하고 싶어요.

그 밖에도 폴킴, 최우식, 조광일 등 팬들이 꼽는 닮은꼴이 많더라고요
진짜 아주 조금씩은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티셔츠 5만5천원, R820 스니커즈 12만9천원 모두 르꼬끄 스포르티브. 라이더 재킷 언히든, 가죽 팬츠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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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유인수 닮았다”는 표현도 나오지 않을까요? ‘유인수 닮은꼴’이라는 수식이 어떤 의미로 들렸으면 좋겠어요?
저도 오디션 준비할 때 할 수 있는 연기 연습이 독백 연기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제가 경험과 연륜이 많은 배우가 된다면, 연기자 준비하는 분들이 내가 연기했던 인물의 독백으로 연기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질문하시기 전에도 무심결에 그런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어요.

정말요?
연기자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즐거움을 전해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인물을 연기하든 즐겁게 소비하고 싶고요. 그러니 조금 호감 가고, 조금 능력 있는, 조금 믿을 수 있는 배우로서 저라는 사람을 빗대 얘기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유인수에겐 그런 존재가 있나요? 박근형 선생님을 롤모델로 꼽던데.
고등학생 때 연극을 좋아해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녔어요. 제가 처음으로 제일 비싼 돈을 들여서 봤던 연극이 박근형 선생님이 출연하신 〈아버지〉였고요. 진짜 배우라는 게 저런 거구나 느꼈던 경험이라, 이후 선생님이 참여하신 공연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롤모델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배님이신 거죠. 사실 진짜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는 조승우 선배님이에요. 워낙 연기하시는 영상도 많이 봤고, 정말 많이 따라 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배우 유인수가 누군가의 ‘조승우’가 되고, 유인수 닮았다는 표현이 근사한 칭찬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보려고요.


FASHION DIRECTOR 김지후 PHOTOGRAPHER 윤지용 STYLIST 정환욱 HAIR 이에녹 MAKE UP 최민석 ASSISTANT 윤다희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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