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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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네이버 2022-01-18 10:28:33 신고

재영 책수선

 ‘재영 책수선’은 이름 그대로 망가진 책을 고쳐주는 공방이다. 값비싼 제품도 아닌 책을 누가 수선해서 볼까 싶겠지만 이미 몇 달 치 예약이 꽉 차 있다고. 의뢰는 메일로 받는다. 한국에서 순수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배재영 대표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의 대학원에서 북아트와 페이퍼 메이킹을 배웠다. 당시 지도교수가 책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방법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책 수선가로 일해보길 추천했다. 기술만 익히고 그만둘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흥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책 수선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배재영 대표에게 물었다.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책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에요.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여러 차례 꼼꼼히 상태를 살펴 수선 가능 범위를 가늠하죠.” 그 뒤엔 책의 목적을 따진다. 도서관 비치용 등 공공재 성격을 지닌 경우 희귀본으로서의 가치 등을 우선으로 두지만, 소장용은 의뢰인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책에 대한 감정적인 면을 고려한다. 찢어진 종이는 접착제를 붓질해 붙이고 가위질, 사포질, 다림질, 제본 등 본격적인 수선 과정을 거친다. 금액은 책의 상태에 따라 몇천원부터 수십만원,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 할머니의 70년 된 일기장, 어머니의 유품 등 새 책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책들이 배재영 대표의 손끝에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허밍그린

얼핏 보면 평범한 식물 숍처럼 보이는 ‘허밍그린’은 엄밀히 말하자면 식물상담소이자 병원이다. 식물을 키울 때 필요한 지식, 도구, 기술을 알려주고 집중 치료도 한다. 허밍그린의 이강미 대표가 식물 치료를 시작한 계기는 우연이었다. “몇 해 전 자주 가던 식당 문 앞에 잎이 하나도 없는 알로카시아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줄기를 만져보니 회복이 가능한 상태였죠.” 이대로 두면 얼어 죽겠다 싶었던 그는 식당 측에 양해를 구해 직접 돌봤고, 봄이 되어 3장의 잎을 틔웠다. 이후 소문이 나 식물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왔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식물 치료를 배우고 싶어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서 식물 의학을 공부하고 허밍그린을 오픈했다. 얼마 전 광흥창역 인근으로 이전한 허밍그린이 선보이는 서비스는 크게 식물 상담, 입원, 호텔링으로 나뉜다. 식물 상담은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사전에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보호자가 식물과 함께 허밍그린에 방문하면 화분에서 식물을 분리해 뿌리, 줄기, 잎의 상태를 체크한 뒤 알맞은 처방을 내려준다. 입원은 집중 치료해야 하지만 보호자가 적절한 환경을 갖추기 어려울 경우 대신 치료해주는 시스템이다. 호텔링은 보호자가 장기간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애착이 있는 식물이 보다 건강하게 자라도록 영양 관리를 하고 싶을 때 몇 주 혹은 몇 달간 맡길 수 있는 서비스다. 아픈 식물들이 건강해진 모습을 볼 때, 보호자들이 올바른 관리법을 익혀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알아갈 때 보람을 느끼는 이강미 대표. 앞으로도 허밍그린을 통해 반려식물이 보호자와 함께 공생할 수 있게 서로 대화하는 법을 알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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