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가지만, 브라질 상파울루주에 있는 공사 현장 구석 한편에는 여전히 크리스마스트리가 꼿꼿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엔 아무도 나무를 못 건들게 하려는 듯 펜스까지 설치돼 있는데요.

사실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 나무입니다. 즉, 간단히 분리해 창고에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약 한 달 전, 현장의 인부들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트리를 바로 해체해 치우려고 했는데요. 그 순간 한 인부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외쳤습니다.
"어어어. 잠깐!"

놀랍게도 새 한 마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한가운데에 둥지를 튼 것입니다!
불안한 표정으로 좌우를 둘러보는 둥지 속 어미 새를 발견한 인부들은 동시에 뒷걸음질을 치며 즉시 트리와 거리를 두었습니다.
"워워. 다들 물러서."

그리고 인부들은 한마음이 되어 트리 주위로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나무를 함부로 건들 수 없도록 보호하기로 한 것이죠!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곳 공사 현장 한켠에는 철 지난 트리가 꼿꼿이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이 따듯한 이야기는 현장 관계자 중 한 명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론사 취재에 응한 한 인부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다들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나무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거예요.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하루를 시작하죠. 우리가 녀석들을 보호하는 이유요. 음. 모르겠어요. 딱히 이유를 생각하고 행동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SANTA ANGELA CONSTRUT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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