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가 나온 지 어느 새 만 7년이다. 짧지 않은 시간 사이, SM6는 이슈의 중심에도 있었고 철저한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 때마다 SM6가 내세운 무기는 ‘꾸준함’. 7년 동안 장점은 키우고 단점을 보완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2022년형 SM6도 마찬가지다.
연식 변경인 만큼 외관은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2020년의 더 뉴 SM6와 큰 차이가 없다. 초기 디자인과 비교해도 범퍼, 그릴 패턴, 휠, 테일램프 등 일부 디테일이 바뀌었을 뿐이다. 오랜 시간 큰 변화가 없었기에 자칫 단조로울 수도 있겠지만, 유행을 쉽게 타는 화려한 스타일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빛바램 없는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변화가 아주 없지는 않다. 우선 헤드램프에 18개의 LED 픽셀로 구성된 LED 매트릭스 비전이 들어갔다. 시인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행 상황에 따라 능동적이고 즉각적인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방향지시등 또한 순차적으로 점등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적용해 주위 운전자, 보행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실내도 초기 SM6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소재나 물리 버튼 등이 보수적인 느낌이지만 편의장치 조작을 완전히 디지털화한 최근 신차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친숙하고 직관적인 조작성을 가진다. 여기에 S링크가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터치스크린이 8.7인치에서 9.3인치로 확대돼 센터페시아의 허전함을 다소 덜어냈다. 조작 편의성도 개선했다.
업그레이드한 편의사양도 주목할 만하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Over The Air) 기능, 차 안에서 카페나 편의점 등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한 인카페이먼트 시스템 등을 2022년형부터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어시스트 콜 기능이 추가됐다. 사고 등 응급상황 발생 시 해당 위치를 자동으로 24시간 콜센터로 전송, 원활한 긴급 구조 및 사고처리가 가능하다. 더불어 고장 발생 시 견인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고장 헬프 콜 기능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을 발휘하는 2.0ℓ LPe 엔진과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 조합이다. 연비는 ℓ당 약 10~11km 정도의 효율을 낸다. 수치로만 보면 가솔린 대비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지만, 저렴한 LPG 가격과 뛰어난 연료 효율 등 LPe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은 그대로다.
LPG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특성상 시원한 가속감은 역시나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그렇게까지 답답하지도 않다. 아주 살짝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는 순간이라면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의 가상 7단 수동변속 모드가 제법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쟁차종에 비해 딱딱하고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후륜 토션 빔 서스펜션 역시 초기 SM6에 비해서 많이 개선됐다. 물론 토션 빔 자체가 기본적으로 단단한 성향이긴 하지만, 2열 공간을 넓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 세단에 맞게 조율한 노력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자동차의 디자인과 기능이 급격하게 변하고 전동화, 첨단화의 물살이 거세지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운전의 기준이 부정 당하는 시대, 그 가운데서 큰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고객들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SM6는 자동차 본연의 고지식한 고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특히나 2022년형은 LPe 트림을 포함한 모든 라인업의 가격이 소폭 낮아졌다는 점에서 그 메리트가 더욱 커질 것이다.
2022 SM6 2.0 LPe의 가격은 SE 플러스 트림 2513만원, LE 트림 2719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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