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트렌드_시승]‘사장님은 좋겠다’제네시스 G90

[모터트렌드_시승]‘사장님은 좋겠다’제네시스 G90

모터트렌드 2022-01-16 01:00:00 신고

플래그십 세단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전통과 기술력을 한데 모아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중요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질 터, 제네시스가 신형 G90를 통해 얼마나 선명한 비전을 제시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마주한 신형 G90 외모는 의외로 작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무게감을 덜어낸 탓이다. 형태 자체는 전통적인 3박스를 유지하지만 보닛 높이를 낮추고 뒷 펜더를 빵빵하게 부풀려 역동성마저 감돈다. 실제로는 이전보다 70mm나 길어지고, 15mm 넓어진 폭을 가졌음에도 둔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차체 안으로 들어찬 디테일은 한결 분명하다. 클램쉘 후드를 사용하는 등 차체 표면에 파팅라인까지 정리하려 노력한 모습이다. 덕분에 2중 설계로 입체감을 살린 크레스트 그릴과 더욱 얇아진 헤드램프로 시선이 쏠린다. 두 줄 디자인은 차체 옆면을 따라 리어램프로 이어진다. 램프 그래픽은 단순하게 구성해 과한 인상 없이 차체에 자연스럽게 스며 들었다.

실내는 정갈하다. 튀는 요소가 없어 편안함 마저 느껴진다. 논란이 됐던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이제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대시보드를 낮고 얇게 만들어 실내가 더욱 넓어 보이고 개방감 역시 훌륭하다.

차분한 실내 분위기에 첨단 장비들은 도드라지지 않지만 사실 승객을 둘러싼 장비들은 예사롭지 않다. 도어를 닫는 것부터 힘들일 필요 없이 버튼 하나면 전동으로 닫을 수 있다. 여기에 조명, 음악 심지어 향기까지 활용해 실내 무드를 조절하는 기능과 23개 스피커를 사용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까지 승객이 호사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2열 공간은 188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고 리클라이닝 기능을 이용하면 편한 자세를 연출함과 동시에 온열 발 마사지 기능으로 피로를 풀 수도 있다.

파워트레인은 기본형과 롱 휠베이스에 따라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가 붙고 안 붙고 차이만 있을 뿐, 엔진은 3.5ℓ V형 6기통 가솔린 터보 한 가지만 들어간다. 이전 G90의 경우 6기통과 8기통, 자연흡기와 터보엔진으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걸 떠올리면 분명 아쉬운 구성이다.

시승차는 모두 기본형으로 슈퍼차저가 없는 버전이다. 최고출력은 380마력, 최대토크는 54kg·m다. 가속 페달 전체에 힘이 고르게 분산돼 울컥거림 없이 가속력을 조절하기 편리하다. 엔진 회전수가 낮아도 힘이 충분해 변속기가 허둥대는 일 없이 2.1톤의 무게를 부족함 없이 밀어낸다. 결과적으로 2열에 VIP를 모시더라도 발끝에 신경을 집중해가며 운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다만, 엔진 회전수가 4000rpm을 지나면 엔진 소음이 급격히 증가하고, 질감 역시 심하게 거칠어진다. 실내로 들이치는 풍절음, 외부 소음, 타이어 마찰음까지 극단적으로 차단된 상태라 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파워트레인의 아쉬움은 주행 질감으로 상쇄한다.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이다. 그것도 여러 개의 공기주머니를 엮은 멀티 챔버 방식. 포르쉐 카이엔과 파나메라에서 쓰이는 고급 방식이다.

여기에 전자제어를 통한 감쇄력 조절로 다양한 주행 상황에 맞춰 하체가 유연하게 반응한다. 노면 질감에 따른 솔직한 피드백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한편,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은 한없이 부드럽게 넘긴다. 단순히 고급 장비를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운전 재미와 안락함을 동시에 잡은 세팅을 찾은 것이다. 브랜드 정체성으로 꼽은 ‘역동적인 우아함’과도 어울리는 감각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충분히 훌륭하지만 한 가지 욕심을 부리면 연속된 코너링 시 발생하는 롤까지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아직은 이질감이 있어 나아질 여지가 있다. 다행히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하체 세팅까지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하드웨어 교체 없이도 간편하게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신형 G90 가격은 9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 가격은 거의 모든 옵션을 넣어 1억 3030만 원, 구성과 성능을 생각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앞서 부분적으로 드러낸 아쉬움은 이전과 달라진 평가 기준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신형 G90에 담긴 기술력과 브랜드 정체성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하고 선명해졌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이룬 놀라운 성과다.

 

GENESIS G90

기본 가격 9100만 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5ℓ 터보 가솔린, 380마력, 54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2110kg

휠베이스 3180mm

길이×너비×높이 5275×1930×1490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7.2, 10.1, 8.3km/ℓ

CO₂ 배출량 207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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