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 한쪽이 없는 채로 거리를 배회하던 고양이가 구조됐다. 고양이는 성치 않은 몸으로 새끼 고양이들까지 보살피고 있었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고양이 보호 및 구조 단체 '내일은 고양이'에서 활동 중인 사라수녀님에 따르면 지난 20년 11월 서울의 한 길가에서 수녀님은 쓰레기를 뒤지던 작고 마른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배를 채울만한 것을 찾는 듯한 고양이는 계속해서 쓰레기통을 뒤졌고, 수녀님은 "그 고양이의 옆에는 새끼들로 추정되는 아기 고양이들 또한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고양이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에서 먹을 것을 찾아 새끼들을 키우는 어미 고양이인 듯 보였다"고 말했다. 사라수녀님은 "그 어미 고양이에게 유난히 마음이 쓰였다, 그 어미 고양이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뒷다리 한쪽이 없었다"며 안타까운 사실을 전했다.
이어 "길에서 사는 것도 힘들 텐데, 성치 않은 몸과 아기 고양이들까지..."라면서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처한 현실이 참 버거워 보였다"고 말했다. 그 뒤로 사라수녀님은 어미 고양이를 유심히 지켜보았고, 고양이들의 이렇다 할 서식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은 주로 빌라들이 자리한 인근 차 밑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길을 오가는 오토바이들이 많아 로드킬 위험이 많았다. 새끼 고양이들은 태어난 지 3개월쯤이면 어미 고양이에게서 독립할 수 있는 시기이다. 수녀님은 "새끼들은 태어난지 3개월 정도로 되어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새끼들이 독립을 하게 되면 어미 고양이는 또다시 임신을 할 가능성이 있고,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면 건강은 악화될 게 분명했다. 사라수녀님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어미와 새끼들을 구조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
수녀님은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을 안전하게 포획한 뒤 병원으로 이동했다. 수의사는 어미 고양이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어미 고양이는 폐렴을 앓는 상태로 열은 40도까지 올랐고, 변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유 모를 어미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 한쪽은 자연스레 아물어진 상태였고, 수녀님과 수의사는 추후 경과를 지켜보며 수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어미 고양이는 병원에 입원 절차를 밟고, 치료를 받았다. 그 후 완전히 회복하여 고양이 보호 및 구조단체인 내일은 고양이 쉼터에서 살게 됐다.
어미 고양이는 쉼터 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잘린 뒷다리가 조금이라도 스치면 고통스러워하는 증세를 보였다. 수녀님은 이 사실을 동물 병원에 전달했고 수의사 선생님은 오랜 고민과 진단 끝에 어미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 한쪽을 바짝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했다.
이 고양이는 현재 혹독했던 길 위에서의 삶과 병원 생활을 마치고 내일은 고양이 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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