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하>] 냉혹한 현실 본 이재용, 반도체 패권 전쟁 나섰다

[TF비즈토크<하>] 냉혹한 현실 본 이재용, 반도체 패권 전쟁 나섰다

더팩트 2021-11-28 00:03: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임영무 기자

☞<상>편에 이어

삼성전자, 美 테일러시 20조 파운드리 공장 건설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 '美 강행군' 마친 이재용 부회장…첫마디는 "냉혹한 현실" 왜?

-재계 소식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5년 만에 미국 출장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면서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으로 귀국했습니다. 회색 얇은 재킷에 진회색 목도리를 착용한 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실제로 이 부회장은 열흘간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펼치는 등 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에서 만난 정·재계 인사들의 면면도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맞습니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모더나, 버라이즌 등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이들과 기존 주력 사업인 반도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6G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계 평가가 궁금합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출장을 놓고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오랜만에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 폭넓은 대화를 나누며 미래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숙제를 안고 돌아왔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삼성이 발표한 미국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도 긍정 평가를 받았죠?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를 170억 달러(약 20조 원) 투자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후보지로 확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경쟁 격화, 미중 패권 경쟁 등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도 깊어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귀국 직후 취재진을 향해 던진 메시지와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회장은 귀국 첫 소감으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출장에서 거둔 성과를 강조하기보다는 미래 과제에 대한 고민이 큰 모습이었습니다.

-'냉혹한 현실'이라니, 어떤 의미일까요?

-신규 반도체 공장 관련 질문에 이러한 답을 내놨다는 점에서 녹록지 않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현실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치열한 시장 경쟁뿐만 아니라 공급망 재편 움직임,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지만, 이를 제때 대처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섞인 심경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이번 출장을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활동을 더 적극 펼칠 수 있도록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강행군을 펼쳤지만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현장 경영'을 보여줄 수 없었죠. 가석방 출소에 따른 취업제한 문제, 사법리스크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인으로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게 가석방 결정의 주된 이유 아니었나요?

-그렇습니다. 문제는 눈앞에 놓인 현실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라는 것이죠.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에서 경영 보폭을 넓힌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이 부회장이 귀국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5일 삼성물산 부당 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한 것은 이 부회장의 입지가 얼마나 좁은지를 잘 드러낸다고 하겠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더팩트 DB

◆ 막 내린 '제로 금리 시대'…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상승 압력받나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죠.

-그렇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1%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석달 만입니다.

-제로 금리 시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이어졌죠. 20개월 만에 막을 내린 거군요.

-그렇습니다.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입니다. 당시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을 단행했고, 이후 0%대 기준금리가 유지됐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로 금리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진 데다 가계대출도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불균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그렇군요. 일각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통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은행채 등 대출 기준금리의 준거금리 역할을 하는데요.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합해져 책정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죠.

-그렇군요. 차주들의 부담이 증가해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있나요?

-지난 9월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연내 0.25%포인트 더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지난해 대비 5조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인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최근에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죠?

-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3.46%로 전월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9년 5월(3.49%)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가계대출 금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경우는 어떤가요?

-주담대는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코픽스가 1.29%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26%로 0.25%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만들어낸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간 대출받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한 빚투·영끌족의 이자상환 부담은 물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던데요.

-네. 기업대출 금리도 3%에 육박했습니다.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2.94%로 집계됐고, 대기업 대출 금리는 2.67%로 0.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한은이 재차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주들이 갚아야 할 이자도 늘어나서 부담이 커지게 되고, 결국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아무쪼록 향후 대출금리 향방을 지켜봐야겠네요.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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