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美, 유럽과 침공 시나리오 공유

"러,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美, 유럽과 침공 시나리오 공유

이데일리 2021-11-22 15:44:00 신고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이 지역에선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다시 한 번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 11일에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 관계자가 EU 측에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와 유사한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당시엔 유럽 동맹국들과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상태였다.

러시아가 약 100개 전술대대(10만명으로 구성된 군대)를 동원해 벨라루스 북부와 크림반도 남단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소속한 일부 동맹국들에 이 시나리오를 공유하며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100개 전술대대에 대해 거친 지형과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미국 등이 광범위한 지역이 오랜 기간 점령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100개 전술대대 중 절반은 이미 배치가 완료됐고, 어떤 형태로든 침공 시엔 러시아 공군 전력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최근 수만 명의 예비군을 비공개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옛 소련 시절 이후 전례 없는 규모로, 예비군은 전술대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나면 뒤이어 해당 영토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내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러시아가 첩보 요원들도 다수 모집했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허위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러시아의 첩보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친(親)러시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내전이 끊이질 않았는데, 러시아는 반군을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재집결하는 내년 초 침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은 이날 밀리터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병력 9만 2000명이 오는 2022년 1~2월 우크라이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벨로루시를 통한 공습, 상륙 작전 및 기습 등을 포함하는 공격을 가할 수 있다”며 “실제로 공격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인 1만 4000명이 사망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때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거듭 부인했다.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 대한 군사 배치는 내부 문제라며 어떠한 공격적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흑해 내 러시아 영해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진행 중인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되레 책임을 미국과 나토 탓으로 돌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대해 “의도적으로 조장된 히스테리”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것인지, 또 푸틴 대통령이 진지하게 전쟁을 검토하거나 원하고 있는지 등 명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당혹스러워하고 있으며, 뚜렷한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그들의 각본은 안다”면서 “러시아가 2014년을 반복하는 심각한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위협 행동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4월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 군대, 탱크, 전투기 등 10만 병력이 집결한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레드라인을 넘으면 그들(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6월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위기가 진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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