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소환조사도 않고 영장 초강수… 윤석열 측 “명백한 선거개입”

공수처, 소환조사도 않고 영장 초강수… 윤석열 측 “명백한 선거개입”

세계일보 2021-10-26 06:00:00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사진)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올해 출범한 공수처가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인 데다 경우에 따라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벌어졌고 손 검사는 당시 대검 참모였다. 손 검사가 구속될 경우 윤 후보는 물론 대선캠프 차원에서도 좋을 게 없는 셈이다. 공수처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손 검사는 물론 윤 후보 측이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가 손 검사를 소환조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공수처가 손 검사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 등 사건 핵심 관련자의 비협조로 소환 일정을 잡는 데 애를 먹으면서 수사가 지연된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손 검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를 공수처가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4월 대검 소속 검사들에게 고발장 작성과 자료 수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손 검사는 김 의원과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연루자로 의심받는다. 공수처는 최근 사건 당시 손 검사의 지휘를 받던 파견 검사와 수사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업무와 손 검사의 지시 과정 등을 파악하기도 했다.

손 검사 측은 이날 “10월 22일 공수처 모 검사가 ‘대선 경선 일정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강제수사 운운하는 사실상의 겁박 문자’를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보내왔다”며 “헌법 및 형사소송법상 기본권을 무시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에게는 아무런 통보도 없이 갑자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손 검사 측이 공개한 문자 내용에서 “수사처는 김웅 의원과 제보자 사이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그에 따른 파장 및 국민적 의혹의 확산, 대선후보 경선일정 등을 고려해 신속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조속한 출석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법조계에서도 공수처가 굳이 야당의 경선일정을 고려한다는 점을 내비쳐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문자란 지적이 나온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이날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과천=뉴스1

손 검사는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명백히 야당 경선에 개입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에 피의자의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손 검사가 구속될 경우 윤 후보에겐 악재로 작용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클 전망이다. 윤 후보가 손 검사에게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날 경우엔 말할 것도 없고, 윤 후보의 반박처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도 최소한 조직관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어서다.

윤 후보 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선거개입’이자 ‘선거공작’”이라며 “정치 중립성을 잃은 공수처는, 오늘 국민들 앞에서 존재 가치를 잃었다”고 공수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수처 역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수사가 탄력을 받겠지만 기각될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 타격이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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