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날씨가다했다." 요즘 SNS의 단골 해시태그입니다.
찜통 같던 폭염과 길고 길었던 장마도 견뎌내니,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가만히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계절,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입니다.
달콤했던 한가위 추석 연휴도 끝나고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다행히 상쾌한 바람이 볼을 스칩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느덧 가을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가을은 우리만 느끼는 게 아닙니다. 꽃과 나무도 하나둘 옷을 갈아입습니다. 눈 돌리는 곳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가득합니다.
봄부터 땀 흘린 농민들은 수확의 계절이 마냥 반갑습니다. 누렇게 무르익은 벼와 쩍 벌어진 튼실한 햇밤,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곶감, 잘 익은 옥수수는 가을걷이에 풍요로움을 더합니다.
찰칵찰칵 소리에 고개를 드니 푸르던 하늘은 어느덧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평범했던 퇴근길이 평범하지 않은 요즘입니다.
붉게 물들기 전 하늘은 어땠을까요? 파란 하늘과 높은 구름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금 당장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불청객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습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는 올해 가을까지 따라왔네요.
코로나19 1차 접종률은 이미 70%를 넘어선 상태로, 정부는 목표치를 80%로 올려잡았습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with) 코로나'를 향해가고 있지만, 지금은 마음 편히 이 계절을 느낄 수 없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풍요로운 가을입니다. 이 계절이 다 지나가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방역수칙은 철저히 지키면서요. 202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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