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상형 소개서가 이슈입니다. 34세 초등학교 여교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초등교사 셀소♥'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원하는 결혼상대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는데요.
"원하는 이상형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뗀 후, 나이는 30대 이내여야 하고 키는 180 이상이며 뚱뚱하면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연봉은 1억 이상, 직업은 전문직/대기업/공기업으로 한정했으며 자가주택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콕 집었는데요. 심지어 자가 주택의 소재지를 강남, 서초, 마포, 용산, 성북, 광교, 판교, 위례, 성남으로 한정 짓기까지 해서 놀라움을 샀습니다.
선생님의 디테일한 이상형 소개는 자차 소유에, 데이트 전후 픽업 요구, 그리고 비흡연과 음주량 조절까지 읊은 후 끝이 났습니다. '자기관리를 열심히 해야 한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운전을 못해서' 등의 이유를 달기는 했으나 결국 요점은 연봉 1억 이상 자가를 소유한 30대 전문직을 원한다는 말이었지요.
게시글이 공개된 후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저 정도 스펙 있는 남자가 뭣하러 34살 초등 교사를 만날까", "어그로라고 믿고 싶은 수준이다"는 등 글쓴이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여교사들은 자기들이 의사, 변호사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더라", "여교사들이 선 시장에서 인기가 많긴 하다"라고 결혼 상대자로서 여교사의 인기에 대해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결혼정보회사 엔노블에서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개팅 및 맞선, 결혼정보회사의 만남 주선 등을 통해 만남 시 선호하는 상대 직업군에 대한 답변으로 남성이 선호하는 상대의 직업은 여교사가 압도적이었습니다. 해당 설문에서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의 직업군은 전문직이 1위, 공무원이 2위, 대기업 임직원이 3위를 차지했는데, 전문직 중 세부 직업을 묻는 설문에는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계 종사자가 가장 많았고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남성이 선호하는 여성의 직업군 1위는 공무원, 2위는 대기업 임직원, 3위는 전문직이 차지했습니다. 공무원 중 세부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무려 76.2%가 '교사'라고 답해 여교사의 인기를 체감했지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기 배우자의 직업 순위 변화를 살펴보더라도, 남성의 인기직업은 40~50년대 공무원에서 60년대 은행원, 70~90년대 대기업, 2000년대 전문직으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선호도가 바뀌었는데요. 여성의 인기직업은 40년대부터 거의 70년간 '교사'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엔노블 측에서는 "남성들이 배우자의 직업으로 교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안정적이고 개인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초등교사를 기준으로 여교사의 연봉을 높은 편이 아닙니다. 교대 졸업 후 9호봉으로 시작하는 여교사들의 호봉은 2021년 교원 봉급표 기준 200만 원이 겨우 넘는 수준.
대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의 사용이 자유로운 편이고 임산부와 워킹맘의 경우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인 부모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근속기간 6개월 이상인 워킹맘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한 제도이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사용하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인데요. 고용 안정이 확실한 교사들의 경우 비교적 사용이 쉬운 편이지요.
또 정년보장과 연금 혜택 역시 직업적으로 큰 장점이며, 남편 입장에서는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부담을 덜 수 있는 매력으로 느낄 만한데요. 그 외에도 '교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인지도도 긍정적이고 교육현장에서 일하면서 자녀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 역시 배우자의 직업으로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다만 조건이 아무리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가치관과 삶의 태도가 맞지 않으면 평생의 반려자로 삼기는 어렵겠지요. 앞서 자신의 디테일한 이상형 조건을 나열한 여교사는 상대 역시 못지않게 디테일한 요건을 요구하는 남성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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