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연승 연대기] ② 박종훈은 한화만 만나면 ‘핵잠수함’이 된다

[KBO 연승 연대기] ② 박종훈은 한화만 만나면 ‘핵잠수함’이 된다

일간스포츠 2021-05-08 11:05:49 신고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됐다. 선발등판한 박종훈이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4.06/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됐다. 선발등판한 박종훈이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4.06/

 
보통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를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어깨 위에서 공을 놓는 다른 투수들과 다르게 허리 아래에서 공을 놓아 공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오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박종훈은 투구할 때 손가락이 땅에 닿을 만큼의 낮은 릴리스 포인트를 자랑한다. 이러한 박종훈은 한화 이글스만 만나기만 하면 보통의 잠수함이 아니라 ‘핵잠수함’으로 변신한다.
 
박종훈은 한화 상대로 16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4월 16일 대전 원정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 당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이래 20경기(19경기 선발)에 출전해 116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 무려 16승 1홀드를 거뒀다. 승패 기록이 없는 ‘노디시전’은 3차례에 불과하다.
 
박종훈이 한화 상대로 원래부터 강했던 건 아니었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박종훈은 2015년 한 차례, 2016년 세 차례 한화와 맞붙었다. 네 차례 대결에서 13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2.27을 기록하며 3패만을 떠안았다. 2016년 7월 28일 대전 원정에서는 2이닝 동안 3개의 홈런을 맞아 10실점을 하기도 했다. 이랬던 그가 다음 맞대결부터 4년 가까이 패배를 당하지 않는 ‘난공불락’의 투구를 하는 것이다.
 
박종훈의 한화 상대 16연승은 단일 구단 상대 최다 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현재 단일 구단 상대 최다 연승 기록은 선동열(해태 타이거즈)이 갖고 있다. 선동열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해 1988년 8월 11일 사직 원정 경기부터 1995년 9월 26일 무등 홈 경기까지 20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선발로 9승, 구원으로 11승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반해 박종훈의 16연승은 모두 선발 투수로 등판해 세운 기록이다.
 
연승 기간 박종훈의 평균자책점(2.01)이 보여주듯, 한화 타자들은 박종훈을 상대로 맥을 못 추고 있다. 피안타율은 0.219(421타수 92안타)에 불과하다. 장타는 홈런 5개를 허용했고 2루타 7개를 맞았다. 이는 박종훈의 시즌 성적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드러나는 수치다. 2017시즌부터 현재까지 박종훈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15이다. 피안타율도 0.259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를 만났을 때 박종훈의 평균자책점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됐다. 5회초 무사 김민하의 투수앞 타구를 박종훈이 처리한 후 웃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4.06/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됐다. 5회초 무사 김민하의 투수앞 타구를 박종훈이 처리한 후 웃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4.06/

 
좌타자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2017시즌 이후 박종훈을 상대한 한화 이글스 좌타자들의 타율은 0.216(254타수 55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2개, 타점은 15개인 것에 비해 삼진은 50개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언더핸드 투수는 반대편 타석에 선 타자에게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시즌 한화는 박종훈을 공략하기 위한 타순으로 8명의 좌타자를 기용한 바 있다. 포수로 출전한 우타자 최재훈만 빼고 전부 좌타자였다. 하지만, 이러한 선수 기용에도 불구하고 박종훈은 한화 좌타자에게 약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중심 타자들도 박종훈을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많은 투수를 상대해본 노련한 타자들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지 못했다. 팀 타선을 이끄는 타자 중 박종훈과의 상대 전적을 살펴보면, 정근우 0.105(19타수 2안타) 3삼진, 최진행 0.214(14타수 3안타) 3삼진 1타점, 이성열 0.135(37타수 5안타) 8삼진, 하주석 0.200(30타수 6안타) 7삼진 4타점,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 0.259(27타수 7안타 1홈런) 5삼진 6타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송광민(37타수 11안타)과 김태균(20타수 8안타)만이 박종훈의 공을 공략했다.
 
득점권 타율도 낮다. 한화는 16연패 기간 동안 박종훈을 상대로 득점권 타율 0.202(89타수 18안타)에 그쳤다. 21타점에 불과했으며, 삼진은 26개나 당했다. 하주석 0.214(14타수 3안타) 4타점, 양성우가 0.142(7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으며, 이성열(5타수 무안타)과 정근우(5타수 무안타)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7시즌부터 박종훈이 기록한 피안타율(0.259)이 한화전 피안타율(0.219)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 하지만 한화전 평균자책점(2.01)이 시즌 평균자책점(4.15)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이유가 한화 타자들의 득점권 타율에 있었다.
 
이 같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박종훈이 한화에 약점이 잡힌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도루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이었다. 2015년부터 한화의 팀 도루 기록을 살펴보면, 2018~19시즌을 제외하고는 10위와 9위를 기록했다. 2018~19시즌도 각각 1위와 5위를 기록했으나, 도루 실패에서는 최하위였다.
 
그런데도 한화 주자들은 박종훈이 마운드에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했다. 성과도 있었다. 박종훈의 16연승 기간 한화 주자들은 32번 도루를 시도해 23번을 성공(성공률 71.9%)했다. 주자가 나가 있을 때의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박종훈의 약점을 노린 것이다.
 
김영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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