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의존도 높은 KIA, 화끈한 방망이가 필요해

불펜 의존도 높은 KIA, 화끈한 방망이가 필요해

한스경제 2021-04-28 18:16:04 신고

KIA 장현식. /KIA 제공
KIA 장현식.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KIA 타이거즈의 ‘아찔한 야구’가 계속되고 있다.

KIA는 올 시즌 초반 불펜 의존도가 두드러지는 팀이다. KIA 불펜은 28일 오전까지 20경기에서 86.1이닝을 소화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KIA의 필승 계투조 장현식(26)은 20경기 중 13경기에 등판해 13.2이닝을 책임졌다. 경기 수와 이닝 모두 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1위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20)도 벌써 10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소화했다. 왼손 불펜 요원 이준영(29) 역시 11경기에 등판했다. 일각에선 장현식, 정해영 등 필승조 요원들이 너무 자주 마운드에 오른다며 ‘혹사’라는 반응을 보인다.

선발진의 부진이 자연스럽게 불펜 소모로 이어졌다. KIA 선발진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은 스탯티즈 기준 -0.04로 리그 최하위다. 선발진 WAR이 마이너스인 팀은 10개 구단 가운데 KIA가 유일하다. 올 시즌 KIA의 선발 승리는 단 두 번에 그친다. 애런 브룩스(31)가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막 후 14경기 만에 첫 선발승을 올렸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다. 

그래도 최근 KIA 선발진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원투펀치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28)이 정상 궤도에 올랐고, 신인 이의리(19)가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임기영(28)도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ㆍ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사실 불펜 소모가 큰 근본적인 이유는 접전 승부가 유독 많기 때문이다. KIA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5번의 연장전을 치렀다. 1점 차 경기도 7번으로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KIA 나지완. /KIA 제공
KIA 나지완. /KIA 제공

KIA 타선의 성적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중심 타자인 프레스턴 터커(31), 최형우(38), 나지완(36) 등 중심타자들이 예년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타선의 응집력이 약해졌다. 특히 장타 기근이 심각하다. 팀 홈런(4개) 장타율(0.319), 루타(226), 순장타율(0.069), 장타수(36) 부문에서 모두 리그 꼴찌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장타가 실종되다 보니 어렵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KIA 타자들이 ‘빅이닝’을 만드는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3점 차 이내의 박빙 경기가 많아지면 불펜진의 노동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맷 윌리엄스(56) KIA 감독은 “개인적으로 타격이라는 건 전염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 경험에 의하면 만루에서 적시타가 나왔을 때 연속으로 적시타가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며 “타자들이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앞으로 빅이닝을 자주 만든다면 불펜 투수들 쉬게 해줄 수 있는 타이밍이 올 것 같다”고 밝혔다.

KIA는 올 시즌 1점 차 경기에서 5승 2패(승률 0.714)로 LG와 함께 리그 승률 공동 1위다. 연장전에서도 4승 1패(0.800)로 리그 승률 1위다. 불펜 투수들이 접전 상황에서 잘 버텨주고 있다. 타자들이 더 힘을 내야 한다. 야구가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하지만, 타선이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지금 KIA에 필요한 건 화끈한 방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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