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S] 부담 털어낸 한화 킹험, 이제 본격적으로 '힘'을 낸다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리그 통산 첫 승 사냥에 성공한 킹험. 삼성전에선 제구에 포커스를 맞춰 구속이 조금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외국인 투수 닉 킹험(30)이 본격적으로 '힘'을 낸다.
 
킹험은 14일 열린 대구 삼성전에서 KBO리그 첫 승을 따냈다.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20타자를 상대해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직구가 원하는 곳에 로케이션 됐다. 직구가 살았기 때문에 나머지 변화구도 통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전 킹험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7㎞(삼성 전력분석 기준)까지 찍혔다. 하지만 대부분 시속 140㎞ 초반에 형성됐다. 최저 구속은 140㎞까지 기록됐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킹험의 통산 MLB 직구 평균구속은 91.9마일(147.8㎞). 피츠버그에서 뛴 2018년에는 92.2마일(148.3㎞)이었다. MLB 때와 비교하면 삼성전 구속이 약간 떨어진다.
 
킹험은 15일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딜리버리와 커맨드에 집중했다. 강하게 힘을 주고 던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속보다 제구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SK(현 SSG) 소속으로 뛰었던 킹험. 1년 전 등록명은 킹엄이었다. IS 포토

 
킹험은 지난해 SK(현 SSG)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2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한 채 7월 초 퇴출당했다. 팔꿈치 통증이 문제였고 미국으로 돌아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KBO리그와 인연이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극적으로 한화와 인연이 닿았다.
 
지난해 11월 계약(총액 최대 55만 달러)이 발표됐다. 새 출발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선수 등록명(킹엄→킹험)까지 바꿨다. 그런데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8일 인천 SSG전에서 3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실점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후 "다른 팀에서 실패한 선수를 데려왔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두 번째 등판인 삼성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킹험은 "SSG전은 이전 소속팀과의 경기여서 복합적인 감정이 있었다. 완벽하게, 강하게 던지고 싶었다. 그런 의욕 때문에 결과가 정반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전에서 '구속' 욕심을 버린 이유다. 일단 정확하게 던져 반등하는 걸 목표로 했다.  
 
삼성전 승리 이후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컨디션도 좋다. 오프시즌 뼛조각 제거 수술 영향도 거의 없다. 그는 "공을 던지고 난 뒤 통증이 있지만, 부상 부위의 통증이 아니라 모든 투수가 느끼는 피로감"이라며 "엄청 건강하고, 힘이 돌아왔다는 게 느껴진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선 구속을 더 올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구와 구속 중)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걸 잡을 수 있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중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