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서울 속 보물 찾기

꼭꼭 숨은 서울 속 보물 찾기

엘르 2021-04-08 19:00:00 신고


Seoul

COLLECTORS









일상 속에 버려진 것들을 포착하는 @lost__things


나의 정체 ‘라잇요라이프’라는 문구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삶에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계정을 만든 이유 길을 가다 문득 버려진 물건들이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한번 신경을 쓰기 시작하니 계속해서 눈에 들어오더라. 채 녹지 않은 아이스크림처럼 누군가 방금 떨어뜨리고 간 듯한 사물이 길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이 어쩐지 슬프게도 느껴졌다.
최초의 기록 땅에 떨어진 장갑 한 켤레와 롤러브레이드, 수화기, Mamp;M 초콜릿까지 총 네 장의 사진을 2019년 4월 14일, 한꺼번에 올렸다. 기록의 도구로 인스타그램을 택한 이유 프로필 사진과 계정 이름, 사진 톤으로 나만의 명확한 컨셉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포스팅 원칙 피사체는 언제나 중앙에 두고 촬영하며 사진의 명도를 낮춰 분위기를 어둡고 쓸쓸하게 연출한다. 짧지만 효과적인 캡션을 달아 사람들이 사물에 얽힌 사연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도 즐겁다. 도로 한가운데 가지런히 놓여 있던 스니커즈에 ‘누군가의 맨발투혼’이라는 캡션을 단 것처럼.
기억에 남는 순간 ‘Lost Star’라는 제목으로 업로드한 버려진 기타 사진. 기타와 함께 누군가의 재능이나 열정도 함께 버려졌을 걸 생각하니 괜시리 마음이 쓰였다. 길가에 버려진 것들을 관찰하며 느낀 것 우리는 매일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면서 때론 너무 쉽게 잃어버린다.
꾸준한 업로드의 비결 사람들의 관심. 특히 업로드가 조금 귀찮아질 때쯤 해외에서 날아온 제보 사진을 받으면 다시금 마음을 고쳐먹게 된다. 기록에 끝이 있다면 더 이상 세상에 아무것도 버려지지 않을 때?








서울 바닥을 관찰하는 @groundofseoul


나의 정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나 거리 곳곳의 무질서한 풍경처럼 주변에서 보이는 것들을 소재로 콜라주와 아크릴 작업을 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계정을 만든 이유 문득 내가 매일 보고, 거니는 서울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클로즈업한 사진들이 모여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지도 궁금했다.
최초의 기록 2018년 10월 2일, 살짝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찍은 바닥 사진. 바닥의 질감이 문득 우주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기록의 도구로 인스타그램을 택한 이유 하나하나의 기록보다 그것들이 모여서 이루는 광경을 직관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포스팅 원칙 보도블록, 맨홀 뚜껑, 횡단보도…. 어떤 바닥이든 무늬와 질감이 잘 드러나도록 클로즈업해 촬영한다. 보도블록 틈에 자라는 풀처럼 무늬 사이에 비정형적인 어떤 것이 끼여 있는 사진이면 더 좋다. 신중하게 촬영한 다음엔 별 고민 없이 올린다.
기억에 남는 순간 바닥을 보다가 ‘여기 왜 이런 게 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를테면 ‘하늘 천(天)’ 자가 작게 새겨진 보도블록을 촬영한 사진을 찍으며 그랬는데, 누가 도대체 왜 이런 글자를 바닥에 새겼는지 도통 모르겠어서 재미있더라. ‘서울 바닥’의 매력 전부 비슷하고, 규칙적인 듯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정말 제각각이다. 그런 모습이 참 서울스럽고, 서울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록을 통해 느낀 것 삶에 여유와 낭만이 생겼다. 내가 찍는 것들이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려줄 거라는 어렴풋한 확신도 든다. 기록에 끝이 있다면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중단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 삶에서 무언가를 기록하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길거리에 놓인 의자를 기록하는 @seoul_chairs

나의 정체 을지로 산림동을 베이스로 활발히 활동하는 가구 디자이너. 특히 ‘의자’라는 사물에 대한 애정이 깊다.
계정을 만든 이유 을지로 일대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들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기록해 오던 길거리 의자들을 어느 순간 조금 더 체계적이고 꾸준하게 기록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최초의 기록 작업실로 돌아가는 길에 촬영한 빨간 의자 두 개. 두 의자가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날씬하고 뚱뚱한 서울 아저씨처럼 느껴지는 게 재미있었다. 기록의 도구로 인스타그램을 택한 이유 꾸준한 기록을 위해서는 그 수단 역시 편리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은 앱을 통해 사진을 업로드하고 편집하는 모든 과정이 정말 손쉽다.
포스팅 원칙 의자가 놓인 모습 그대로를 찍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사진은 전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데 현장감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제보도 심심치 않게 받지만 이 계정에는 내가 직접 찍은 의자만 기록해 둔다. 동네명을 해시태그로 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순간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들과 대치하듯 놓여 있던 작은 의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덩치 큰 자동차를 당당히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 위풍당당하면서도 우습게 느껴졌다. 무슨 사연에서인지 나무와 벽에 묶여 있던 수유동 의자, 물고기 캐릭터가 그려진 남산동 의자처럼 이 외에도 생각나는 독특한 의자가 많다. 서울 길거리 의자들을 관찰하며 느낀 것 처음에는 누군가의 필요와 특정 용도를 위해 만들어졌을 의자도 시간이 지나며 이런저런 이질적인 재료들이 덧대어지며 본래 모습을 잃어간다. 저마다 독특하게 변해간 의자를 보며 디자이너로서 낯선 재료들의 조합이나 새로운 조형미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기록에 끝이 있다면 내가 죽을 때? 더 이상 서울에 살지 않게 되면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에디터/ 류가영 웹디자이너/ 한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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