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눈여겨볼 대목은 서울 내 25개 선거구의 투표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고도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강북 지역도 오 시장이 싹쓸이했다. 특히 모든 지역구에서 오 시장은 50% 이상의 득표를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 전 지역에서 과반수가 오 시장, 보수당에 표를 던졌다는 것으로 민심은 ‘정권심판’에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선거와 비교해 뚜렷하게 변한 민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서울 유권자들은 49개의 의석 중 41석을 민주당에 안겨줬다. 강남 3구와 용산만이 국민의힘의 몫이었다. 당시 서울은 강남을 제외하고 온통 파란 물결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판도가 바뀐 것이다. 어느 선거구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강남 3구는 이번에도 보수당에 표를 몰아줬다. 오 시장은 강남·서초서 70% 이상의 득표를 했으며 송파에서도 63.91%의 득표율로 박 후보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민주당의 강세 지역에서도 오 시장이 우위를 점했다. 지난 총선 오 시장이 출마해 낙선했던 광진구는 56.69%의 득표를 몰아줬다. 박 후보가 3선을 지낸 구로구 역시 오 시장이 53.21%로 박 후보(43.73%)에 승리했다. 민주당 텃밭인 관악구조차 오 후보에게 50.97%의 표를 보냈다. 그나마 관악구의 득표율 차이는 6.53%포인트로 다른 선거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민주당에 아픈 대목을 또 있다. 바로 연령별 지지다. 40대 남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 시장을 택했다. 그간 민주당의 열성적 지지자들이었던 20·30대가 돌아섰다. 전날 발표된 방송 3사(KBS·MBC·SBS)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2.5%가 오 시장을 지지했다. 이는 60대 이상 남성(70.2%)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22.2%에 불과했다. 30대는 남녀를 불문하고 과반이 오 시장를 지지했다. 40대 남성의 지지율도 박 후보(51.3%)와 오 시장(45.8%) 격차가 크지 않았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상징하는 불공정 이슈와 누적된 부동산 민심이 LH 사태를 매개체로 합쳐지면서 이번 선거로 이어졌다”며 “젊은층의 경우 일자리 부족 등으로 발탁감을 느낀 부분이 표심으로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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