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치매, 경도인지장애의 차이점

건망증과 치매, 경도인지장애의 차이점

비전비엔피 2021-04-07 18:20:40

건망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 입니다. 20대 직장인도 30대 주부도 40대 남성과 50대 갱년기 여성, 60대의 노화에 접어든 사람들도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건망증에 대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며 “나, 치매 아닐까?” 걱정을 합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우선 건망증과 치매의 공통점은 기억이 깜빡깜빡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억력이 저하되어서 어떤 일을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건망증은 깜빡하고 잊어버린 사건 이후 잘 생각해 보면 잊어버렸던 사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치매는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깜빡하고 잊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건망증은 내가 잊어버렸다는 사실 을 인지하는 반면에 치매는 잊어버린 사실조차 아예 기억 못 하는 뇌 기능 저하 상태로 마치 모든 것이 난생처음인 듯 백지의 기억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을까?’ 하고 잘 생각해서, 전날 입었던 옷이나 들고나갔던 가방 등을 살펴보고 결국 찾아내면 건망증입니다. 반면 내가 자동차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으면 치매입니다. 전날 내가 입었던 옷이나 들고나간 가방도 기억할 수 없으니까요. 똑같이 기억력이 저하되어 깜빡깜빡하는 증상이 나타나죠.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우리 뇌 안에 있는 해마 부위의 뇌세포는 새로운 기억을 우리 뇌에 담는 기억의 대문과 같습니다. 기억을 담는 그릇과 같은 곳이지요. 해마의 다른 중요한 기능은 새로운 기억을 암기해 뇌 안에 장기 기억으로 보관하도록 절이는 과정, 즉 ‘기억 강화’라고 하는 역할입니다. 건망증은 아직 해마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바쁜 생활 속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을 잊는 것입니다. 뇌에 과부하가 걸려서 기억 강화를 할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치매는 뇌 안의 해마가 손상되어서, 아예 새로운 기억이 담기지도 않는 상태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 조차 기억나지 않는 상태입니다.


건망증과 치매 사이에는 또 다른 기억 장애 상태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가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다른 뇌 기능이 분명히 정상인보다 저하되어 있지만, 아직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만 저하되는 기억 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여러 개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다발성 경도인지 장애로 나뉩니다.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치매로 진행되는 확률은 1년에 100명 중 15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단순하게 건망증 상태가 아니라 치매의 고위험 인자로, 어찌 보면 치매 전 단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께 용돈을 드리고 그 돈을 “잘 두어야지.” 하는 말도 분명히 들었는데, 아버지가 “네가 언제 나한테 돈을 줬냐?”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억력 저하 외에 다른 인지 기능은 정상이라 아직 혼자 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으니, 대부분 ‘거짓말을 하시나?’ 혹은 ‘장난을 치시나?’ 하고 의아해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건망증은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증상을 호소하지만, 정작 뇌 기능 검사를 해 보면 대부분 정상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저하를 호소할 뿐 아니라 객관적인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분명하게 뇌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데, 아직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없는 상태입니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고 객관적인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분명하게 뇌 기능이 저하 된 것으로 나타나며, 그 결과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생긴 상태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뇌 기능이 정상 - 건망증 - 나이에 맞는 기억력 저하 – 경도인지장애 - 치매인 상태는 한 선상에 있습니다. 건망증인 상태에서 경도인지장애로,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하는 길이 있고, 반면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관리를 잘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치매에 이르지 않는 길도 있습니다.

건망증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들은 뇌에 과부하가 걸린 것 이므로 뇌를 적절하게 쉬게 해야 합니다. 건망증이 무조건 치매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치매 초기 증상은 대부분 건망증부터 시작됩니다. 건망증이 자주 나타나면 뇌가 혹사당한다는 신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혹시 과음하고 있지는 않은지, 수면 부족 상태는 아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화를 많이 내지는 않은지 등 뇌 건강 상태를 돌아보고 뇌세포와 뇌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들은 지금 바로 멈춰야 합니다.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

저자 이은아

출판 이덴슬리벨

발매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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