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헬로스테이지] ‘그레이트 코멧’ 안에선 객석도 무대가 된다

[D:헬로스테이지] ‘그레이트 코멧’ 안에선 객석도 무대가 된다

데일리안 2021-04-07 06:00:00

5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쇼노트ⓒ쇼노트

“공연 중 배우들이 객석으로 뛰어나가도 놀라지 마세요. 해치지 않아요.”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건 붉은 빛깔로 치장된 홀과 다섯 개의 화려한 샹들리에다. 흔히 생각하는 직사각형의 무대와 그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객석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공연장은 7개의 원형 무대와 객석 사이사이 나선형으로 뻗어나가는 길이 만들어진다. 즉 관객이 무대로, 배우가 관객석으로 들어가는 식이다.


독특하고 화려한 구조의 무대 장치가 눈길을 끌었다면, 다음은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을 악사들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기에 앞서 배우들이 객석의 곳곳에 배치돼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관객들을 19세기 러시아 사교클럽으로 이끈다.


극은 미국 공연계에서 주목받는 작곡가 겸 극작가 데이브 말로이가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과 손잡고 톨스토이의 대작 소설 ‘전쟁과 평화’ 가운데 제2권 5장을 바탕으로 만든 성스루(sung-through·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뮤지컬이다. 원제는 ‘나타샤, 피에르 그리고 1812년의 위대한 혜성’이다. 중심인물인 나타샤와 피에르가 여러 곡절과 시련 끝에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순간을 담는다.


2012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일 당시 “가장 혁신적인 신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고, 2016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세계적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반 주연으로 이듬해 토니어워즈에서 최다인 총 12개 부문(최우수 뮤지컬상 등) 후보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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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국내 번역서 기준으로 4권 분량의 1200쪽짜리 대작이다. 2권 5부의 70쪽 분량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워낙 길고 방대하기 때문에 고작 2시간 40분 러닝타임에 담아내기엔 무리가 있다. 뮤지컬 관람 전, 인물관계도나 작품의 내용을 파악한다면 극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극이 시작된 이후에도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분명치 않다. 고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지극히 현대적이다. 원작자는 ‘그레이트 코멧’의 넘버를 ‘일렉트로 팝 오페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총 27개의 넘버는 팝, 일렉트로닉, 클래식, 록, 힙합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음악에 맞춰 연기자이자, 연주자인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을 넘나들면서 공연장을 선술집으로, 클럽 파티 현장으로 만든다.


다만 코로나19로 원래 예정됐던 배우의 동선은 소극적으로 변경될 수밖에 없었다. 본래 공연장 로비부터 관객들이 직접 관객을 맞이하고 공연 내내 객석 사이를 누벼야 하지만, 안전을 위해 동선을 최소화 했다. 또 배우들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음료를 나눠 마시는 등의 퍼포먼스 등의 장치도 모두 제외됐다. 그럼에도 그 장치의 빈자리를 배우들의 열정으로, 연출자의 기획력으로 빈틈없이 채웠다는 것도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영리한 변화다.


무대 중앙과 양 끝에는 오케스트라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는 보통 객석의 시야를 가라지 않는 무대 아래에 자리 잡기 마련인데, ‘그레이트 코멧’은 무대 위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김문정 음악감독은 공연 내내 무대 한가운데를 지키며 피아노를 연주한다. 무대의 중심에서 김 감독은 몸짓과 작은 제스처로 멀찍이 떨어져 있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공연의 또 다른 재미다. 5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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