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2021년 3월은 낯설기만 하다. 1·2차 스프링캠프가 종료된 후에도 선발진 구성은 완료되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만 고정이다. 국내 투수로 채워야 하는 나머지 자리 주인이 없다. 유희관, 함덕주, 최원준, 이영하, 김민규가 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선발진에 들어가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8년(2013~20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유희관의 경험도 높이 평가한다. 지난해 10승을 기록한 최원준도 다른 후보보다 먼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사령탑이 선호하는 그림은 있다. 그러나 경쟁은 진행형이다. 유희관은 두산과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늦어진 탓에 훈련 합류가 지연됐다. 동료들은 실전 경기를 치르는 2차 캠프에 돌입했지만, 유희관은 2군 전용 훈련장(이천 베어스파크)에 남아서 따로 훈련했다. 지금까지 라이브 피칭도 하지 못했다. 이영하도 근육통 탓에 2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6일 라이브 피칭을 했지만, 예년보다 페이스가 늦다.
반면 최원준, 함덕주, 김민규는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들의 선발 경험은 유희관·이영하보다 적지만, 2020 정규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줬다. 함덕주는 8월부터 이영하 대신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김민규는 NC와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다. 최원준은 2020시즌 승률 2위(0.833)에 올랐다. 세 투수 모두 불펜 투수로 뛸 때보다 선발로 나섰을 때 퍼포먼스가 더 좋았다. 두산 선발진의 공백은 이들에게 기회다. 이름값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오는 20일 시작하는 시범경기를 치러야 두산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낙점을 유보하고 있다. 투구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 최원준은 "(선발)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의욕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경쟁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희관도 "젊은 투수들이 성장했지만, 선발 경쟁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낯설고 치열한 두산의 선발 경쟁. 그 결과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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