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다운사이징, 르노삼성 SM6

성공적인 다운사이징, 르노삼성 SM6

모터트렌드 2021-03-08 15:00:00 신고

 

“작아지면 행복할까?”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영화 <다운사이징>에 나오는 질문이다. 영화의 결론을 밝힐 순 없지만, 자동차의 다운사이징은 말할 수 있다. 최소한 선택을 후회하진 않겠다. 준중형도 ‘쩜육’이 기본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한국에서 고작 1.3ℓ짜리 엔진을 품은 중형 세단은 상당한 파격이다. 하나 의외로 당차다. 흡족한 다운사이징이다.

 


이 참신한 파격의 주인공은 르노삼성 SM6 TCe 260이다. 지난해 출시한 부분변경 모델로 2.0 GDe의 2.0ℓ 자연흡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직렬 4기통 1.3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으로 교체했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H5Ht 엔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A 클래스 등에 들어가는 M282 엔진과 같은 계열이다. 전과 비교해 배기량은 665cc 줄었지만 기세는 오히려 등등하다. 최고출력은 6마력 높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5.9kg·m 강한 26.5kg·m다. 참고로 최대토크를 뉴턴미터로 변환하면 260Nm다. TCe 260이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연비도 좋아졌다. 18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가 12.0km/ℓ에서 13.3km/ℓ로 향상됐다. 말 그대로 파워업 다운사이징이다.

 

변속기는 게트락이 만든 7DCT300으로 듀얼클러치 7단 자동이다. 허용 토크가 30.6kg·m인 제품으로 M282 엔진과 짝을 이루는 메르세데스 벤츠 7G-DCT도 같은 계열이다. 변속 성향은 빠르기보다 부드럽다. 최근 나오는 듀얼클러치 변속기들의 특징이다. 듀얼클러치 변속기 특유의 변속 충격을 줄여 승차감을 개선했다. 그러면서 직결감이 좋다. 기어를 진득하게 물어 손실되는 동력이 거의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급스럽던 실내에 첨단 장비를 더해 진보적인 감각을 불어넣었다.

 

2016년 SM6가 처음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던 부분은 디자인이 아니었다. 초반부터 강렬한 토크감이었다. 2.0 GDe와 1.6 TCe 모두 그랬다. 부분변경한 TCe 260도 마찬가지다. 오른발에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앞머리를 들썩들썩 치민다. 최대토크는 2200rpm에서부터 나오지만 1500rpm 무렵이면 이미 최대토크의 80% 이상을 쏟아낸다. 아울러 직결감 좋은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동력을 지체 없이 전달한다. 비슷한 수치의 파워트레인을 가진 다른 모델과 비교해도 초반 반응이 맹렬하다. 이로 인해 1.3이란 숫자는 출발과 동시에 기억에서 사라진다.

 

르노삼성이 SM6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아마 토션빔과 AM링크 조합의 리어 서스펜션이었을 거다. 승차감과 주행감에서 혹평에 시달린 이유가 바로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SM6는 AM링크를 거둬냈다. 대신 앞뒤 댐퍼에 모두 모듈러 밸브 시스템을 넣었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갔는데, 감쇠력이 부드럽게 변화하도록 제어한다. 아울러 리어 서스펜션의 휠 쪽에 들어가는 A 부시는 지름을 82mm로 확대한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사용했다. 부시는 관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하는 연골 같은 기능을 한다. 하이드로 부시는 유체로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이라 일반적인 고무 부시에 비해 부드럽고 유연한 승차감을 만든다. 아울러 시간이 지날수록 경화되는 고무 부시보다 성능 변화도 적다.

 


고심 끝에 내놓은 특별 처방은 꽤 성공적이다. 승차감은 확실히 개선됐다. 통통 튀는 듯한 느낌도 거의 사라졌다. 과속방지턱을 빠져나오는 감각 또한 한결 수월하다.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은 잔진동을 걸러내는 감각이 그리 세련되지 않았다. 진동은 이내 사라지지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는 종종 올라온다. 시승한 모델은 18인치 휠에 245/45 규격의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승차감을 생각하면 19인치보다는 18인치가 더 낫겠다.

 

 

달리는 감각도 한결 향상됐다. 뒤쪽의 움직임이 전보다 빠릿빠릿하다. 한결 빠르게 따라오고 바닥을 쉽게 놓지 않는다. 여전히 바닥을 진득하게 누르는 느낌은 아니지만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간결해졌다. 활처럼 늘어지는 느낌이던 예전에 비해 꽤나 만족스럽다.

 

승차감과 주행감에 대한 만족은 고급스럽게 갖춰진 옵션에서도 이어진다. TCe 260도 프리미에르를 운영해 원하는 장비를 모두 갖출 수 있다. 무엇보다 탐나는 건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다. 양쪽에 들어간 36개의 LED가 마주 오거나 앞에 있는 차, 빛을 반사하는 도로 표지판 등을 피해 안전하고 확실하게 시야를 튼다. 다양한 테마를 제공하는 10.25인치 풀 디지털 계기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며 T맵과도 연동되는 9.3인치 이지커넥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좀 더 진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엔진 사운드 디자인은 흥미롭다. 1.3ℓ짜리 중형 세단에 V8 머슬카의 감성을 불어넣는다. 비록 사운드일 뿐이지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SM6 TCe 260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이다. 세상은 지금 친환경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하지만 주류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다. 다운사이징도 아직까지는 유효한 친환경 처방이다. TCe 260에서 줄인 건 엔진 배기량일 뿐이다. 그 밖의 모든 건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풍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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