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산 구포만세운동 재현 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구포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지만 그동안 국가로부터 예우를 받지 못했던 허정 선생이 삼일절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다.
28일 보훈청에 따르면 독립운동가 허정 선생(1948년 작고)은 1919년 3월 29일 부산 북구 구포장에서 열린 '구포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구포 장터 만세운동은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다니던 양봉근 선생이 1919년 3월 중순 고향 구포로 내려와 친구들에게 서울과 평양의 3·1독립운동 소식을 전하고, 구포에서도 거사할 것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교대로 밤을 새워가며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수백 장씩 만들었고, 대형 태극기와 '대한독립만세'라고 쓴 현수막도 제작했다.
이후 만세 운동을 하던 현장에서 김옥겸 선생 등이 체포됐고, 허정 선생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주재소를 습격, 순사와 헌병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사시사철 태극기 휘날리는 구포만세 역사테마거리[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토록 독립을 위해 헌신한 허정 선생이지만 그동안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기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허정 선생이 옥고를 치렀다는 관련 서류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보훈청 기준에 따르면 감옥에 일정 기간 수형하지 않으면 포상이 어려웠다.
이후 2018년 독립유공자 기준 개선으로 독립운동 사실이 인정되면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가 싶었다.
그러나 허정 선생 후손들은 또다시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독립운동가 허정 선생과 후손들이 주장하는 허정 선생에 대한 동일인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허정 선생의 본적지가 달랐고, 후손들은 제적부 등 관련 서류를 보훈청에 제출, 보완했다.
이후 1919년 구포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허정 선생이 2021년이 돼서야 비로소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보훈청 관계자는 "앞서 허정 선생과 함께 재판을 받은 독립운동가들이 포상을 받았지만, 허정 선생은 본적지가 달라 인정이 어려웠다"며 "후손들이 제적부를 추가하면서 같은 사람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허정 선생 등 독립유공자 5명에 대한 포상은 3월 1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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