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 "감시병, 北 귀순자 출퇴근 간부로 여긴 듯"

서욱 국방 "감시병, 北 귀순자 출퇴근 간부로 여긴 듯"

이데일리 2021-02-23 19:30:09 신고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월남할 지난 16일 당시 근거리감시장비와 경계용 CCTV에 8차례나 포착됐는데도 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민간인 남성으로 추정된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까지 이동해 식별될 때까지 군은 3시간11분 동안 모르고 있었다. 소초에서 포착된 지 31분 만에 주요 부서와 직위자들에게 상황을 전파해 늑장 대응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23일 검열단의 현장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북한 남성은 북한 모처에서 잠수복을 입고 해상으로 헤엄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남성은 패딩형 점퍼와 두꺼운 양말 등의 보온조치를 하고 그 위에 잠수복을 착용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해류 방향이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고, 바다에서 조업을 했던 해당 인원의 특성 고려시 수영은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열단의 해안감시장비 확인 결과 해당 인원이 당일 오전 1시5분~38분께 감시카메라 4대에서 5회 포착됐고 두 번의 이벤트(경보음 및 팝업창)가 있었지만 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CCTV에도 3회 포착됐지만, 이 역시 위병소 근무자가 인지하지 못했다. 군 감시장비 최초 포착 이후 3시간여가 지나서야 첫 조치가 이뤄졌다는게 합참 설명이다.

특히 해당 인원이 해안철책 배수로를 통해 육지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돼 배수로 관리상태를 확인한 결과 부대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가 3개 발견됐다. 배수로 차단물의 부식 상태를 감안하면 해당 남성의 통과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작년 7월 강화도 연미정에서 발생한 월북 사건 이후 수문·배수로 일제점검과 보완대책을 지시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감시병이 귀순자를 출·퇴근하는 군 간부로 생각해 방심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북한 남성은 대북 송환을 걱정해 군 초소가 아닌 민가로 향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2사단장 등 지휘계통의 문책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자료를 받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