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4명과 검증해 본 "학교폭력 증거 이렇게 남겨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4명과 검증해 본 "학교폭력 증거 이렇게 남겨라"

로톡뉴스 2021-02-23 19:02:46

이슈
로톡뉴스 강선민 기자
mean@lawtalknews.co.kr
2021년 2월 23일 19시 02분 작성
"학교폭력 피해 이렇게 증거 모으라"며 피해자가 직접 공유한 방법
①그날의 뉴스, 날씨, 몇 교시인지 적어라 ②연필 대신 펜으로 적어라
구체적 내용 담겼는데, 정말 효과 있을까?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4인과 검증해봤다
자신 역시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밝힌 누리꾼이 남긴 학교폭력 증거수집법.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변호사들과 확인해봤다. /커뮤니티 '더쿠' 캡처⋅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또 한 명의 학교폭력 피해자가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글의 수신인은 가해자가 아니다. 자신처럼, 학교폭력을 겪는 피해자를 향한 글이었다.

모든 학교폭력에 대해 사진과 동영상과 같은 증거를 남기기는 어렵다. 특히 집단 따돌림처럼 증거를 모으기 어려운 사례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글쓴이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면 기록을 남겨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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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매일 꾸준히 ▲연필 대신 펜으로 ▲그날의 뉴스 헤드라인과 날씨를 더하고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객관적으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4인과 함께 실제로 효과 있을지 알아봤다
꽤 상세한 제안이었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점에서 눈길이 갔다. 피해자가 직접 '인증한' 이 증거수집 방법, 실제로 효과도 있을까?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들은 "피해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이라며 "최소한 이런 기록이 있다면, 학교폭력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할 순 없을 것"이라고 봤다.

포인트 ① 꾸준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적어라⋯"효과 있다"
일반적으로 일기처럼 주관적인 글은 신빙성 측면에서 증거 가치가 높지 않다. 어느 정도 참고는 하지만, 판도를 가를 결정적인 '한방'이 되긴 어렵다.

하지만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상세하게 기술하려고 노력했다면, 그만큼 증거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사월의 노윤호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장 먼저 대비할 부분은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라며 "어떤 폭력과 피해가 있었는지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히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송헌의 신은혜 변호사도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따돌림처럼 명확히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학교폭력 당시의 심정이나 행동 등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록하기 어려워진다"며 "그런 점에서는 매일 꾸준히, 구체적인 시간대를 명시해서, 가해자나 목격자 등을 적어두는 게 도움이 된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유일의 이호진 변호사 역시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적어둔다면 학교폭력 입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수호의 이지헌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활용해볼 만한 방법"이라고 평을 남겼다. 최소한 이 방법이 학교 측의 초기 조사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단계에서는 효과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폭력 증거수집 방법에 대한 변호사들의 생각. /노윤호 변호사 제공⋅로톡DB⋅그래픽 및 편집 =조소혜 디자이너

포인트 ② 연필보단 펜으로, 그날의 날씨까지 적어라⋯"이런 형식보단 내용이 중요"
반면, 모든 변호사가 중립적으로 판단한 부분도 있었다. "연필 대신 펜으로 작성하는 게 낫다"는 부분이었다.

노윤호, 신은혜 변호사는 "연필과 펜 중에 선택하라면, 펜을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낫다"고 전했다. 쉽게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연필보다는 신빙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형식적인 부분도 크게 상관없다고 했다. 글쓴이가 "그날의 뉴스 헤드라인, 날씨를 기재하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다.

신은혜 변호사는 "뉴스 헤드라인이나 날씨 정보가 기록 작성 시점을 바로 입증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일시를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지헌 변호사는 "형식보다는 진술 내용 자체가 중요한 판단요소"라며 "그러니 형식에 굴하지 말고 사실을 기록하는데 힘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변호사는 "몇 교시에 벌어진 일인지, 누가 이 상황을 지켜봤는지 적는 것은 신빙성을 높이는데 분명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도 "하지만 만약 피해자가 단언했던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반대되는 증언이 나오면 아예 주장이 배척돼버리는 경우도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호사들의 추가 조언 "당시 피해를 목격한 사람들의 이름도 함께 적어라"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와 주동자가 누군지, 어떻게 행동했는지 세세하게 적어두라고 추천한 글쓴이. 변호사들은 여기에 '증인'의 이름을 추가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줄 사람을 찾아두라는 것이다.

이호진 변호사는 "목격자 진술도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입증할 때 많이 활용되는 자료"라며 "피해사실과 함께 누가 이 사건을 목격했는지도 적어둔다면, 추후 사건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윤호 변호사는 "당사자들의 진술이 상반될 때, 목격자 증언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목격자들이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의 '키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안팎에서, 미성년자들 간에 벌어지는 학교폭력 사건. 그 특성상 일반 민·형사 사건과 달리 첨예하게 법리를 다투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선 안 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목소리를 내야만, 학교폭력 피해를 극복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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