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A 투자에 도움이 된 5가지 조언

시리즈A 투자에 도움이 된 5가지 조언

ㅍㅍㅅㅅ 2021-02-23 16:11:36

창업 선배들이 해준 조언들을 정리해보았다. 시장 사이즈가 크고 성장하고 있으며, 회사의 핵심 지표가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경험과 논리를 바탕으로 다음 마일스톤이 타당해야 하는 건 Y컴비네이터 시리즈 A가이드를 보거나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으니 여기에 정리하진 않을 거다.

내가 정리해두려는 건 시리즈 A이상 투자 유치를 경험한 J, C, P, K, S 대표님, 투자 경험자분들의 한마디들이다. 투자에 관한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이 글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창업을 해보니 깨달음 없이 순조롭게 지나간 시간 뒤에는 더 큰 문제가 닥칠 수 있더라.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순조로우면 순조로운 대로 정신 차려야 했다.

내가 들은 살아있는 조언들이다. 최대한 실제로 해준 말을 옮긴다.

 

1. 안 맞는 투자자에 힘 빼지 마세요. 핏 맞는 투자자에 집중하세요.

참고만 하라는 마음으로 코멘트 주시는 VC분들도 동의할 조언이라 생각한다. 내게는 에너지 분배와 관리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다. 창업자의 신념만큼 에너지도 사업에 중요하니까. 드라이한 감정으로 자료는 계속 업데이트하되 투자자의 여러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표 에너지가 소모되면 안 된다고 했다. 창업자들도 사람이니까 아무리 파이팅이 넘치는 사람이어도 거절이 반복되면 지칠 수 있다.

관심 없는 투자사에 너무 힘 빼지 마세요. 타격 입거나 피드백 하나에 빠져들 것도 없어요. 보완은 하되, 안되면 말아요. 핏 맞는 투자자를 만날 때까지 많이 만나시면 돼요. 대신 매번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나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대표 본인 에너지를 갉아먹지 않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투자 유치의 여정은 창업자의 생각보다 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창업자의 멘탈과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다.

이 조언 전까지 나는 모든 투자 관련 미팅의 피드백을 공부하듯 보고 있었는데 이후에는 관심을 보여준 VC 피드백 위주로 개선 우선순위를 분배했다. 최초의 한 곳이 긍정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는 데까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2. (변명은) 됐고, 어떻게든 하셔야죠.

대표라면 다 차치하고 자금 확보하라는 조언. 현재 이슈가 뭐냐고 물어서 몇 가지 꼽았더니 ‘에이 됐고, 어떻게든 받아야죠’라고 하셔서 ‘허허 그래야죠’ 했다. 맞다. 당장 매출을 내서 잉여금을 남기는 의사결정을 하거나 자금 유치를 하는 것 외에 선택지는? 없다.

이 한 마디가 머리에 둥둥 떠다니며 투자 유치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다. 아쉬운 순간에 말을 아끼고 생각을, 생각보다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든’의 ‘어떻게’를 나열해보자. 자료를 보완하고 많이 만나는 것은 당연했다. 숨어서 혼자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Indicator를 역으로도 찾아본다. 우리와 맞는 펀드가 있는지 뒤져본다. 지인의 인맥 중에 VC 없는지 찾아본다. 기타 등등, 안되는 거 빼고 뭐든.

 

3. 비용 줄이고, 런웨이 늘리세요.

동갑내기 친구라 반말 대화를 옮겨본다.

남은 런웨이는? 4개월? 40일 아니라 좋네. 많이 남았어. 그래도 현재로부터 6개월 정돈 있어야 해. 지금 줄일 수 있는 거 더 없어? 아니 아니 KPI 직접 기여하는 거 빼고. 그거 꼭 필요해 지금? 왜 더 늘렸어? ㅇㅇ를 위한 투자였다고…. 그래 알았다.

솔루션 사에 양해를 구하고 몇 가지 솔루션 결제 시점을 미뤘다. 신용보증 기금의 추가 대출을 신청했다. 인건비는 최후의 보루로 남겼다. 런웨이를 6개월 넘도록 대비했다. 이 대화 이후 8개월 후 투자금이 입금되었다. 성장할 기회를 얻기까지 생존을 도와주는 실질적인 얘기였다.

 

4. 간절하면서 쿨하세요.

IR 발표 태도에 대한 조언이었다.

간절함이 없어요. 근데 또 쿨해야 해요.

같은 날 동시에 해주신 얘기다. 이날의 나는 런웨이가 좀 더 남았을 때였는데
“BEP 구조를 잡을 수 있고, 설사 안 받아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면서 조언을 받으러 가서 간이 발표를 했었다. 신기한 건 생각이 태도로 다 티가 난다는 것.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말라가는 돈에 쫓기면 간절할 것이고, BEP를 넘거나 돈이 남기 시작하면 쿨하기만 할 확률이 높다.

C 대표님은 나에게 발표 녹화를 해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자금 때문이 아닌, 더 큰 계획을 앞당겨 실행하고 싶어 간절한 마음. 실제가 될 때까지 고민했고 그게 태도로도 보이도록 연습했다. 간절함과 쿨함을 양쪽 저울에 올려 균형을 잡아본다. 저자세와 고자세는 둘 다 필요 없다. 자금 유치에 성의를 다하면서 자신감이 있는 편안한 본연의 상태를 스스로 찾으려고 했다.

두 가지 태도를 어떻게 잘 조화시켜야 한다.

 

5. 정말 정말 큰 꿈을 꾸세요.

왜 다섯 번째에 갑자기 꿈이냐면, 이날에서야 공허하지 않은 말로 중요하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을 두 번 붙였다.

DREAM BIG. 그간 들어온 큰 그림 그려야 한다는 말의 설레는 버전이었다. 소문에 들리는 ‘그럴 거면 구멍가게 하시지요’의 따뜻한 모드다. 그림 얘기 들을 때마다 ‘내가 화가야?’라는 1차원적인 생각을 한 번씩 했는데, 어느 날에야 와닿아 진짜 아무 제약 사항이 없다면 내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미래상을 상상했다.

그 미래의 상이 내게 올 진짜 미래라 확신이 드는 순간, 투자자를 만나는 여정이 내 꿈을 믿어주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결과를 숫자로 정리하는 것, 논리적으로 달성 가능하고 구체적인 가까운 미래를 말하는 것은 오히려 기술적인 측면에 가깝다. 이후 창업자가 큰 꿈의 온갖 시행착오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투자하는 쪽에서 그간 창업자가 검증해온 결과물에 추가로 동물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말해주신 분의 진심 때문이었는지, 복잡했던 상황과 온갖 피드백 속에 꽃 같은 말이었는지. 더 큰 꿈을 가지고 정리해보라는 말에 생각이 환기되었다. 정신없이 눈앞의 자료를 수정하다가 2025년, 2030년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봤다. 물론 가까운 미래는 헬로우봇의 라마마와 판밍밍 친구들이 알려준다.​ 참고로, 큰 꿈이 안 꿔지면 그렇게 보이게라도 하면 좋다.

나에겐 경험이 최고의 배움이고, 괴로운 경험은 성장의 거름이다. 본인의 경험을 나누고 시행착오를 줄여준 창업자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받은 도움을 나눠야겠다. 20가지 정도의 기억나는 조언들이 있었지만 공개 가능한 5가지만 정리했다.

이 글은 투자 결정의 핵심적인 요인을 정리한 글이 아니고, 창업자들이 시리즈 A 투자 유치 라운드를 진행하는 여정에 부차적으로 도움이 될 팁이다. 적게는 3개월에서 1년이 될 수도 있는 기간 동안 힘내서 잘 해내길. 미래의 나에게도 말하는 거다.

큰 꿈을 꾸고, 믿어주는 파트너와 동료들을 만나고, 함께 시행착오에도 배우거나 이루면서 2021년 올해도 잘 삽시다.

원문: 수지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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