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티 하이커]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이 용마봉 하이킹을 추천하는 이유

[서울 시티 하이커]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이 용마봉 하이킹을 추천하는 이유

에스콰이어 2020-11-16 1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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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퍼 다운 재킷 35만원, 마운틴 레깅스 10만8000원, 백팩 8만8000원 모두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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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은

클린 하이킹 활동가이자 산에서 그림을 그리는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을 만났다. 그는 용마산역 인근에서 출발해 용마봉까지 오르는 코스를 추천했다. 용마봉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성인 어른 걸음으로 한 시간. 서울을 굽어보며 얘기를 나눴다.

이렇게 서울 시티뷰에 더해 북한산 산세까지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잘 없죠?
맞아요. 여기서는 관악산, 안산, 남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이 다 보여요. 그게 이 용마봉의 장점이에요. 저는 험한 산을 즐기는 편이지만, 처음 하이킹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단계가 있어요. 단계가 있는데, 가장 먼저 추천하는 산이 안산이고, 그 다음이 인왕산이나 북악산, 그다음이 용마산이나 아차산 그리고 관악산이나 북한산에 도전하기를 추천해요.

한국 산이 해외 산과 다른 점은 뭔가요?
히말라야 등을 비롯한 해외의 명산을 가봤어요. 워낙 큰 산들만 다녀서인지는 몰라도 한국 산의 아기자기함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해요. 오늘 우리가 오르는 용마산만 봐도 오르면서 구간에 따라 숲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잖아요. 또 열린 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어느 방향을 향해 있느냐에 따라 다 다르고, 바위며 흙이며 밟는 지면의 느낌도 다 다르고요. 해외의 큰 산들은 광활한 경관이 수킬로미터를 가는 동안 이어져요. 처음엔 그 경관에 압도되어 탄성이 나오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좀 지겨워요.

산에 빠지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아마 대학을 졸업하던 때였을 거예요. 다들 그 시기에 생각이 많잖아요. 이제 뭐 하면서 살아야 할까 같은 거요. 동네 뒷산에 오른 게 계기가 됐어요. 매일 책상 앞에서 고민을 하다가 땀을 흘리고 정상을 밟고, 성취하는 경험을 느껴보니 그게 참 좋았어요. 산에 오르면 대부분이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어 하잖아요? 전 미대를 나왔고 색에 무척 예민하거든요. 그림이 전공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산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인증샷을 찍듯이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국의 100대 명산’을 그리는 일에 도전해보기로 한 거죠.

아, 그렇게 ‘하이킹 아티스트’가 됐군요. 산에서 그림 그리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목적지까지 화구를 들고 오르는 게 일이더라고요. 또 오르다가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에 멈춰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일도 쉽지 않았고요. 아이디를 하이킹 아티스트로 만들어놓고 제대로 실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죠.

그림을 그리는 산행은 조금 다르지 않나요?
맞아요. 보통 정상을 정해두고 오르거나 종주하는산행을 해왔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어느 한 곳에 머물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 멀리 가지는 못할지라도 더 깊이 관찰하게 되었죠. 한 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쉬다 보니까 안 보이던 것이 보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그림에 대한 열정도 되찾았어요. 예전에는 그림을 그리면 교수님께 혼나거나 심지어 제 그림이 찢기는 일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누가 저를 평가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림을 그리고 평가를 안 받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움이 생겼어요. 또 그 그림을 SNS에 공유하니까 많은 분이 신선하게 봐주더라고요.


하이라인 다운 재킷 49만원, 폴라텍 후디 18만8000원, 마운틴 레깅스 10만8000원, 무브 스니커즈 23만원,백팩 8만8000원,삭스 1만5000원,두랄루민 3단 스틱 18만8000원모두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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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완전 등산계의 스타죠.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블로그를 했어요. 일종의 등산 개그 블로그였거든요. 등산하면서 힘들었던 일을 이상한 드립을 치면서 재밌게 써보려고 했죠. 근데 그때는 정말 20~30대 중에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청장년 하이커들이 “젊은 친구가 등산도 좋아하고 장하다”라는 식으로 저를 좀 귀여워해줬던 것 같아요.

지금은 북한산 정상에 젊은이들이 잔뜩이죠.
맞아요.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는 게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고, ‘등산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가 생기기도 했고요.

‘클린 하이커’ 활동이 또 큰 계기가 됐잖아요?
맞아요. 매년 아버지랑 지리산에 가는 게 부녀 간의 신년 행사거든요. 3년 전인가?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하룻밤을 자고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취사장 인근에 술병, 포장지, 음식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본 거예요. 그전에도 봐오던 모습이지만, 하필 그때가 해외 트레일 여행을 다녀온 직후여서 더 창피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분노를 좀 담아서 “이럴 수가 있느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어요. 전 그런 글을 올리면 하이킹을 좋아하는 분들이 좀 불편해하실 줄 알았는데, 공감의 댓글과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메시지를 던진 거죠. 우리 좀 만나서 하이킹도 즐기고 쓰레기도 함께 줍고 얘기도 좀 해봅시다. 그게 제 ‘#클린하이킹’ 활동의 시작이에요. 지금은 ‘#클린하이커스’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이 있어요.

등산도 힘든데 마대를 들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줍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런 걸 좀 이기게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하루는 청계산에서 가져간 마대 자루가 모자랄 만큼 쓰레기를 줍고 심신이 지쳐 있었는데, 지나가는 꼬마 아이가 저희를 보면서 “아빠, 우리도 다음에는 봉투 가져와서 쓰레기 줍자”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세상을 전부 바꿀 수야 없지만, 우리가 하는 이런 행동을 누군가가 보는 것만으로 우리의 마음과 태도가 전해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해야 하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클린 하이킹’ 운동이 벌써 만 3년이 다 되어가네요.

오늘 산에서 만난 분들이 강은 작가를 알아보더라고요.
(웃음) 아하~. 그건 아마 티비에서 보신 걸 거예요. 장년 등반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KBS2의 〈영상앨범 산〉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프로그램에는 2년 전부터 여러 번 나왔어요. 그 프로그램은 주인공이 산인데, 인물도 살짝 곁들여 소개하거든요. 처음에는 ‘산에서 그림 그리는 청춘’?(웃음) 그런콘셉트로 나왔고, 이후 다른 프로그램에선 클린 하이킹 활동가로 조명받았죠.

참 선한 영향력이네요. 다음번에는 저도 쓰레기를 주으러 가겠습니다.
진짜요. 진짜 꼭 오세요.

김강은의 추천 코스
용마산역 도보 5분 용마폭포공원 등산로입구부터 용마산 용마봉까지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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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EDITOR 박세회 FASHION EDITOR 임일웅 PHOTOGRAPHER 송시영 HAIR & MAKE UP 스텔라심 ASSISTANT 윤승현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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