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 [소셜DNA혁신상⑥코드포코리아] 마스크 대란 잠재운 시빅해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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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DNA혁신상⑥코드포코리아] 마스크 대란 잠재운 시빅해커그룹

아이뉴스24 2020.10.18 16:47

15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제1회 아이뉴스24 소셜 D·N·A혁신상' 시상식에서 '혁신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코드포코리아의 진태양(왼쪽), 황은미(가운데) 오거나이저가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이터(D)·네트워크(N)·인공지능(A)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다. 하지만 단지 산업적 측면에만 의미가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두드러졌듯이 D·N·A는 생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창간20주년을 맞아 '소셜 D·N·A 혁신상'을 제정하고 D·N·A를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온 혁신사례들을 소개한다.[편집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제1회 아이뉴스24 소셜DNA혁신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코드포코리아는 지난 3월 '마스크 대란'이라고까지 불리운 혼란 상황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데 기여한 시빅해커(시민개발자) 그룹이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빚어진 마스크 대란은 실제 마스크 공급이 부족한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보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한 탓이기도 했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2월29일부터 공적마스크 제도를 시행했지만 공적마스크를 어디에서 파는지, 마스크가 언제 입고되고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국민들은 직접 재고가 남은 약국과 판매처를 찾아다니며 장시간 대기하는 등의 혼란이 발생했다.

권오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대표를 비롯해 당시 코로나19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던 17명의 시민개발자들은 이 시기 직전에 마침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동대응'을 결성하고, 정부에 공공데이터 제공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부의 여러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수작업으로 확진자 통계나 동선 데이터를 수집해 코로나19 관련앱을 만들어 왔던 이들 개발자들은 '믿을 수 있고(정부제공), 기계가 읽을 수 있으며(API), 일관되고 규칙적인(데이터셋 가이드라인), 원천데이터(raw data)'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동대응'은 제안서에 코로나19 대응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제공의 가치, 요청 데이터 설명, 정부의 공공데이터 정책 개선을 위한 제안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데이터 요청시 혼선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데이터 형식도 정리해 예시로 전달했다.

해당 제안서는 다양한 경로로 정부에 전달되고 전파되기 시작했고, 공식적으로 3월 4일 광화문1번가 혁신 제안톡(정부혁신전략추진단)에 최종 버전이 시민 제안으로 제출돼 담당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전달됐다.

정부도 즉시 응답했다. NIA는 외부 개발전문가들과 5일 오전 긴급 회의를 개최해 주요 추진 사항을 결정했으며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민관합동회의가 열렸다. 이 날 정부, 약사회, 시빅해커, 서비스기업, 클라우드 기업 등이 모두 협업해 상황을 해결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선별진료소와 국민안심병원 목록이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먼저 공개됐고, 6일에는 공적마스크 앱 서비스를 위한 민간 클라우드 무상 제공계획이 발표됐다. NIA와 민간개발자들간의 소통을 위해 SNS에 개설된 '마스크 데이터 오픈방'에는 진행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공동대응의 공공데이터 제공요청 이후 3월11일 오전 8시 공적마스크 앱 30여개가 동시에 오픈되기까지 딱 일주일이 걸렸다. 테스트 중인 서비스가 오픈되거나 잘못된 정보로 일선 약국에서의 민원이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청와대, 기재부, 식약처, 심평원, 약사회 등 관계기관과 NIA를 중심으로 한 IT업계와 시민개발자들이 협력한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공적마스크 제도가 시작된지 1주일이 되지 않아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시민개발자가 만든 수많은 마스크 재고 앱이 보급됨으로써 시민들의 마스크 구매 편의성 제고, 약국 등 판매처의 판매 증진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이뤄냈다. 약국의 마스크 매진율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약국도 알림서비스로 인해 소비자가 방문하는 상황이 증가했다. 공공데이터 개방전 마스크 완판 약국 비율은 68%에 불과했으나 개방 후에는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줄서기와 전화 문의가 줄어들고, 마스크 판매 시간도 분산되는 등 마스크로 인한 혼란은 빠른 속도로 안정화됐다.

무엇보다도 공적마스크 앱 사례는 팬데믹 상황에서 발생 중이던 사회 혼란과 불신을 줄이는데 시민과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코드포코리아 운영진 회의장면. 코드포코리아 회원들은 아직 오프라인에서 서로 만난 적이 없다. 모든 일은 화상회의와 온라인 협업도구로 이루어진다. [코드포코리아]

권오현 코드포코리아 대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정부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한 것이고. 참여한 기업도 처음 하는 일이라서. 사실은 다들 반신반의와 걱정들을 안고 있었던 것 같다. 시빅 해킹과 공공 데이터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시점에 오히려 일이 그르치면 앞으로 시빅 해킹 및 공공 데이터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는 방향으로 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사실은 컸다."

권 대표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되 민간, 공공, 기업 간의 협업이 잘 일어나도록 중간에서 조율하는데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다. 다행히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각 부문별로 다 있었던 것 같다. 정부에서도 기업에서도 시민 개발자 사이에서도. 아마도 과업 자체도 중요한 과업이었고, 우리가 닥친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당시 17명으로 출발했던 '공동대응'은 이후 많은 시빅해커들이 참여하며 현재 20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는 '코드포코리아'(https://codefor.kr/)로 이어졌다. 시빅해커 활동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우리나라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시민개발자들이 혁신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코드포코리아는 '시빅해킹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라는 비전을 설정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시빅해커 혹은 공공/공익 데이터 운동을 하는 시민들의 네트워크 역할을 할 예정이다.

권오현 대표는 "지금까지 흩어져서 활동하던 시민 개발자를 모아서 시빅 해커라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IT를 활용한 사회 혁신 혹은 공공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 더 활성화되도록, 특히 시민의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는 개발자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그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에 기술을 가진 시민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시민의 정체성으로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게 앞으로 사회에 정말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업과 정부만 혁신하는게 아니라 시민들도 혁신의 주체로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드포코리아에 대상을 수여한 소셜DNA혁신상 심사위원회는 "공적마스크 공공데이터 개방사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이 성공적으로 협력한 사례로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정보의 민간 개방과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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