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주말 난타전⋯"검찰총장이 편파수사한다" vs. "중상모략하지 마라"

추미애⋅윤석열 주말 난타전⋯"검찰총장이 편파수사한다" vs. "중상모략하지 마라"

로톡뉴스 2020-10-18 16:10:19 신고

이슈
로톡뉴스 엄보운 기자
eom@lawtalknews.co.kr
2020년 10월 18일 16시 10분 작성
2020년 10월 18일 16시 14분 수정
검사장들로 이뤄진 법무부 최고위직 구성, 검찰총장 비판 자제해왔지만
추미애 vs. 윤석열 갈등 1년 넘게 이어져오며 '갈등 폭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강대강 충돌을 빚은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입구 모습. /연합뉴스

지금까지 이런 난타전은 없었다. 18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검찰이 라임자산운용 수사를 제대로 했느냐'를 두고 대대적으로 부딪혔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에 유리하게끔 편파 수사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뿌렸고, 이에 대검찰청이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두 기관 모두 원색적인 발언으로 채워진 입장문을 낸 것이다.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특정해 "수사 지휘를 제대로 못했다"는 대언론 입장문을 낸 건 전례가 없는 일이고, 대검찰청이 "법무부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 것 역시 전무후무한 일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져오면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내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이 나온다.

법무부 선제공격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권 인사만 철저히 수사한다"

사태의 시작은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편파 수사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뿌리면서다. 법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출입 기자들에게 풀(pool) 형식으로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음에도,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아니하였다는 의혹(이 있다)"고 알렸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는 철저히 수사하면서, 국민의힘 등 야권 인사를 대상으로는 그렇게 수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법무부는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을 감찰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발언이었다.

대검찰청의 역공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

이에 대검찰청 대변인실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대검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검찰총장은 '라임 사건' 수사 전반에 대해 여러 차례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검사 비위 의혹'는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최초 인지한 후 그 즉시 서울남부지검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이와 같이 해당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였음에도 이와 반대되는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감찰설 공식화한 법무부, 중상모략 운운한 대검찰청⋯기존 문법으로 설명 안돼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으로, 상급기관은 당연히 법무부다. 하지만 법무부 최고위직은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검찰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법무부 '넘버 투'인 차관을 비롯해 검찰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법무부 주요 간부들은 모두 현직 고검장⋅검사장이 맡는다. 아직까지도 법무실장 정도만 비검사 인사일 정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공식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그동안 벌어지지 않았다. 법무부 고위직 인사들 입장에서 체계상 직속상관은 법무부 장관이지만, '검사들의 수장은 검찰총장'이라는 점이 반영된 탓이었다. 지금은 법무부에서 일을 하지만, 임기를 마치면 '친정'인 대검찰청으로 복귀해야 하는 구조도 법무부에서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일이 나올 수 없도록 하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장관과 검찰총장이 잇따라 충돌을 빚어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정부 여당이 윤석열 총장을 콕 찝어서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 여러 차례였고, 추미애 장관도 국회에 나가 "내 지시 절반 잘라먹는 이런 말 안 듣는 총장 처음"이라거나 "총장이 내 말 안 들어 일을 꼬이게 했다"는 발언 등을 해왔다.

사실상 "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윤석열 총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법무부 고위직 검사들은 선택 기로에 놓였다. 갈등 초반에는 검찰총장 비판하는 일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법무부에 있었지만,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져오면서 기조가 바뀌었다. 그 사이 온건한 입장을 가진 검사들이 법무부에서 나가고,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의 검사들로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됐다.

고검장을 지낸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18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며 "앞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국민들 앞에서 원색적인 난타전을 벌일까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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