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마드리드의 공격수 가레스 베일의 헤딩장면. 웨일즈를 대표하는 스타인 그도 탈모로 고민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지난주 칼럼에서 탈모로 고통받는 선수가 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을 알아보았다. 세 번째 선택은 탈모 부위를 가발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교묘히 감추는 것이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은 거의 매 경기 헤드 밴드를 하고 경기에 나선다.
이제 긴 머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가 왜 그렇게 헤드 밴드에 집착하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나달은 이에 대해 "헤드 밴드에 대한 사랑은 열세 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테니스나 농구처럼 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흐르는 땀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밴드를 착용하기도 한다. 혹은 경기 중 똑같은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하는 나달의 특성이 원인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헤어 밴드를 착용하고 경기를 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
탈모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보통 모자를 써서 이를 가린다. 특히 데이팅 사이트에서 탈모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쓴 사진만 올리거나, 실제 데이트를 할 때 매번 모자를 써 자신의 부족한 머리숱을 감추는 행동을 영어로 햇 피싱(hat-fishing)이라고 부른다.
스포츠 종목 중에서 야구 선수는 의무적으로 모자(공격할 때는 헬멧)를 써야 한다. 테니스나 골프 선수도 모자 착용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골키퍼를 제외하고 모자를 착용할 수 없는 축구 선수들은 자신의 머리 상태를 그대로 대중에게 공개할 수밖에 없다.
이에 탈모로 고통받는 축구 선수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옆 머리를 길러서 숱이 없는 정수리나 앞머리를 교묘하게 가리는 것이다. 영어로 콤 오버(comb over)라고 불리는 이러한 스타일을 시도한 대표적인 스타는 1966년 월드컵을 잉글랜드에 안긴 보비 찰튼이다.
찰튼은 대머리인 아버지를 바라보며 어릴 적부터 자기도 머리가 빠질까 봐 두려워했다. 불행히도 그의 머리는 17살 때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짧게 깎는 스포츠 머리인 크루 커트(crew cut)를 시도했으나 사람들의 조롱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머리를 기른다. 그러나 찰튼의 탈모는 더욱더 심해졌고, 마침내 그는 머리숱이 없는 윗부분을 긴 옆머리를 올려 가리기 시작했다.
콤 오버 스타일을 하고 있는 바비 찰튼.
콤 오버 스타일은 오래 역사를 자랑한다. 심지어 1977년 미국에서는 긴 머리를 세 방향으로 빗어 대머리를 감춘다는 이유로 특허가 출원됐다. 콤 오버를 시도한 유명인사로는 고대 로마의 줄리어스 시저를 비롯해 한국 전쟁 영웅인 맥아더 장군과 영국의 찰스 왕세자, 그리고 해태와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10번 달성한 김응용 감독 등이다.
데일리 메일이 소개한 트럼프 대통령 헤어스타일 만드는 방법. (사진 출처: 야후 스포츠)
2016년 베일의 탈모 상황이 TV 화면에 잡혔다. 베일은 머리카락을 더 길러 꽁지를 만들었다. 방송화면 캡쳐
베일은 번(bun)이라고 불리는 올림머리 스타일을 즐겨 했다. 이는 그의 시그니처 헤어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6년에 베일의 번 헤어 사이로 상당히 진전된 탈모가 목격됐다. 타블로이드 언론은 이를 호들갑스럽게 보도했다. 그동안 베일은 탈모를 감추기 위해 머리를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헤어 스타일을 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타이트하게 묶어야 한다. 이런 경우 모낭을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게 만들어 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고 한다. 결국은 탈모가 악화하는 것이다. 더는 올림머리로 탈모 부위를 가릴 수 없게 되자 베일은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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