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은 주체의 윤리, 잠재성의 문학, 교차성과 억압의 복잡성 등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있는 주요한 개념을 바탕으로 동시대 소설의 변화를 조망한다.
이미 저자는 책 『젠더 프리즘』으로 한국 문학의 흐름을 ‘젠더’를 둘러싼 열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진단한 바 있다. 명료하면서도 재미있는 평론을 추구하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주체의 윤리와 교차성의 개념을 바탕으로 동시대 한국 소설의 이면을 흥미롭게 묘파한다.
저자는 “자학적으로 말해 본다면 평론은 작가나 작품, 이론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자긍심을 가지고 말해 본다면 평론이 작가나 작품에 빛을 더해 줄 수도 있다”며 “‘그림자의 빛’이라는 이 평론집의 제목은 그런 평론의 자학과 자긍 사이에서, 그리고 그림자와 빛 사이에서 제 위치를 찾으려 했던 과정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이어 “이 평론집에서 추구하는 ‘그림자의 문학’은 정오에도 그림자를 보려는 문학이다.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문학이기도 하다”며 “이 평론집에서 다루는 모든 텍스트들은 ‘정오의 바깥’으로서의 그림자를 소환해 주는 텍스트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와 함께 ‘그림자를 포기하지 않는 주체의 윤리’란 무엇인지 2000년대 한국 소설과 함께 짚어보자.
『그림자의 빛』
김미현 지음│민음사 펴냄│376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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