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마이애미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포효하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냈다. [연합뉴스]
현재 힘든 심경을 전한 김광현은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번 기회로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만할 수 있었던 나에게 채찍을, 나의 멘털을 조금 더 강하게 키우는 기회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행복과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려고 한다. 지금은 그게 전부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평소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던 그가 최근에 언론과 접촉이 줄면서 답답한 심정을 소셜미디어에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이 24일 인스타그램에 첫 글을 올렸다. [사진 김광현 SNS]
하지만 그로부터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가 중단됐다. 메이저리그 개막도 당초 27일에서 4월로 미뤄졌고, 점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개막일은 5월까지 밀렸다. 김광현에게는 낭패였다. 이미 2월 말부터 몸 상태를 끌어올렸는데, 다시 5월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거기다가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팀 동료들이 개막이 늦춰지면서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김광현 2020 MLB 시범경기 일지
지난달 27일 마이애미전에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지난 23일 세인트루이스 지역지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김광현은 롱릴리프로 뛰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이상이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며 "선발 경험이 있는 마르티네스가 시즌 개막이 연기되는 변수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올 시즌 운영에 불안 요소가 많아졌고, 구단 입장에서는 기존의 투수들을 선발로 기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싶은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광현의 심경도 복잡할 것이다. 거기다 김광현은 나중에 미국 입국에서 문제가 생길까 봐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홀로 훈련하고 있다. 김광현은 미국으로 가면서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원하는 빅리그 도전이니 어떤 보직도 맡을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고 해도 그 마음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분명 선발투수가 되는 기회를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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