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없이 암부위에 ‘전기 펄스’…‘나노나이프’ 치료법 눈길

가위 없이 암부위에 ‘전기 펄스’…‘나노나이프’ 치료법 눈길

아이뉴스24 2021-04-15 10:45:11 신고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수술 없이 암 부위에 강력한 전기 펄스로 암세포를 죽여 치료하는 ‘나노나이프’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2020년 4월 도입한 전립선암 국소치료인 ‘나노나이프(NanoKnife)’를 선보인 이후 1년 만에 100례를 달성했다.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았는데 수술 등 근치적 치료에 수반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컸던 정 모(남, 68세) 씨는 지난 7일 비뇨의학과 이지열 · 박용현 교수팀의 집도로 신의료기술인 나노나이프 치료를 마치고 하루만인 8일 퇴원했다.

이지열 비뇨의학과 교수가 국소성 전립선암 환자를 나노나이프로 치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전립선 내부에 암이 국한된 ‘국소성 전립선암’을 수술을 하지 않고 강력한 전기 펄스 자극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치료기술이다. 이른바 ‘나노나이프’로 비가역적 전기천공술(irreversible electroporation)중 하나이다. 2019년 제한적 의료기술로 고시돼 현재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번 100례 달성도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도달한 치료 성적이다.

제한적 의료기술은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술로 대체 기술이 없는 질환이거나 희귀질환의 치료와 검사를 위해 신속히 임상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 의료기술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승인하는 제도이다.

병원에서는 이를 통해 마취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 어려운 환자나 이전 직장암, 골반 골절 등의 병력으로 수술적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 근치적 치료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 등에게 나노나이프 치료를 한다.

국소성 전립선암에서의 나노나이프는 저위험도 또는 중위험도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국소치료의 일종이다. 암세포에 2~6개의 얇은 전극 침을 암을 둘러싸듯이 고정해 초당 수백만 번의 전기 펄스를 가하여 암세포 벽에 나노 스케일의 구멍을 뚫어 세포를 고사시키는 방법이다. 구멍이 뚫린 암세포는 세포 안팎의 분자균형이 무너지며 서서히 죽는다.

기존의 전립선암 국소치료는 암이 존재하는 일부만을 에너지원을 이용해 태워 없애는 기법을 사용했다. 나노나이프는 기존 국소치료법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해 암세포 자체만 고사시킨다. 요도와 신경혈관다발, 직장 등의 전립선 부근 주요 장기에 열로 피해를 주지 않아 환자 몸에 부담이 적고 빠른 퇴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노나이프 치료는 전자 펄스를 통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방법으로 매우 정확하고 전문적 의료기술과 여러 임상과와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나노나이프 치료는 하루면 퇴원할 수 있어 일상생활 복귀가 쉽고 발기부전,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거의 없어 환자와 가족들에게 만족을 준다”고 말했다.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나노나이프 100례를 달성한 것은 나노나이프 치료 시스템이 매우 안정됐음을 의미한다”며 “전립선암 환자의 효과적이고 성공적 치료를 위해 지속해 치료 시스템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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