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등 서울 비(非)아파트의 매매·전세 거래량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안 그래도 비아파트는 대개 아파트보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 인천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빌라 전세 사기가 최근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수많은 피해자를 낳자, 비아파트로 향하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끊긴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40건으로 전년 동기(1만 4175건) 대비 51.7% 감소했다. 빌라 6131건, 단독주택 709건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4월 기준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강서구다. 2022년엔 1737건이었으나 올해는 600건으로 65.5% 줄었다. 이어 강남구가 391건에서 140건으로 떨어지며 64.2%의 감소율을 보였다. 금천(64.1%) 송파(63.0%) 양천(61.8%) 도봉(60.2%) 서초(56.4%) 구로(56.4%) 마포(52.2%)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거래량도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해 1~4월 비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5만3326건(빌라 3만2046건, 단독 2만1280건)으로 역대 최대를 찍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만6278건(빌라2만 2282건, 단독 1만3996건)으로 집계되며 관련 통계가 처음 만들어진 2011년(1~4월 기준)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완화된 부동산 규제로 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여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역대 최저인 5085건에 머물렀으나 올해 1~4월에는 9957건으로 전년 대비 95.8% 상승했다.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올해 1~4월 5만 5172건으로 집계돼 2011년 이후(1~4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와 비교해 환금성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전세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져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리면서 역대 최저의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영향으로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현상이 생겨나면서 갭투자도 사라지고 매매 거래량도 얼어붙었다"며 "비아파트와 아파트의 주거선호도와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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