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영상 속 문제의 발언을 발견한 것 역시 MBC 기자라고 지적한 점을 두고선 “보통 대통령 행사 장면이 들어오면 기자들이 영상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대통령의 표정과 대화 모두 기사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비속어 발언이 들렸고 이를 주변에 앉아 있던 타 방송기자들에게 알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인 만큼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됐고 해당 영상은 한 매체가 독점할 수 없는 순방 취재단이 공유하는 취재자산이기 때문”이라며 “이후 각자 이어폰을 꽂고 들은 방송기자들 사이에서 어떤 발언인지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처음에는 ‘이 XX’가 욕설이라 가장 잘 들렸고 이후엔 ‘어디어디에서’라는 말이 들렸다”라며 “저희 취재기자는 처음에 ‘무대에서’라고 들었다가 무대와 바이든이라는 말이 호응이 되지 않아서 반복재생하고 있었는데 다른 방송기자가 ‘국회에서가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당시 기자실 현장에서는 ‘국회에서’ 그리고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홍보수석실에 발언의 진위와 의미를 문의했지만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기자들로선 명확한 반박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22일 메인뉴스 시간에 기자들이 이해한 대로 보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 ‘무슨 근거로 바이든을 적시했는가’와 관련해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내놓았다. 고작 ‘기자실 현장에서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최첨단 기계로도 판별하지 못한 대통령의 음성, 그것도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는 사안을 ‘기자실 내 의견이 많다’는 매우 주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무책임하게 썼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또 ‘저희 기자는 처음에 무대에서라고 들었다가 바이든이라는 말과 호응이 되지 않았다. 다른 기자가 국회에서가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라며 “결국 자기들도 알아듣지 못한 불확실한 소리들을 몇몇 기자들끼리 짜맞췄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짚었다.
또 “이 기자는 ‘대통령실에 대통령의 발언의 진위를 물었는데도 부인하지 않았다’며 오보의 책임을 대통령실 언론담당자들에 돌렸다”라며 “해명이 아니라 궁색하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여기에 노조는 “대통령실 직원들은 ‘바이든으로 들린다’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일부 기자들의 위세 눌렸을 것이고, 그들 역시 이미 오염된 청각으로 ‘바이든’이란 소리에 홀려 강하게 반박하지 못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MBC를 대표해 이틀 연속 해명에 나선 이 기자는 어제도 가장 중요한 의문에 답을 안 하고 논점을 흐렸다. ‘(미국) 국회에서’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자막 ‘(미국)’을 누가 왜 넣었는지 언급을 회피한 것”이라며 “언급하기 싫었을 것이다. 공정성과 객관성 위배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방송심의규정 위반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는 “이 역시 자신들의 책임을 다른 언론사 기자들의 존재로 희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이 문제는 22일 오전 9시 19분 민주당 보좌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일단 MBC는 보도한다고 한다’고 밝힌 대목과 연결시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특종 욕심은 당연한 본능이다. 그런데 비속어가 있다고 주변에 알리고 ‘MBC는 방송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알린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며 “기자가 본업인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선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MBC기자라고 특정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일부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대통령의 발언과 동영상을 보도 전에 SNS에 올리고 야당에도 알리는 등 별도의 여론전을 벌였음이 드러났다”라며 “이는 보도 업무가 아니라 정치선동행위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민주당과 민주노총 언론노동조합 등에선 ‘MBC 좌표찍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왜 MBC만 가지고 그러냐고? 촬영한 게 MBC이고, 비속어가 있다고 나서서 주변에 알린 게 MBC이고, 엠바고로 풀리기 전에 보도할 거라고 대외적으로 알린 게 MBC이고, 앞장서서 최초 오보한 게 MBC이고, (미국)국회라고 자막을 조작한 게 MBC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화뇌동해서 뒤따라 보도해 함께 망신을 당한 다른 언론사들 틈에 숨으려 하지 말고 MBC는 제기된 의혹에 제대로 답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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