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윤창익 교수(유방외과) 연구팀(공동 제1저자 유방외과 진제현·김두레 교수)이 유방암 수술 후 받는 방사선치료가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해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유방암(침윤성 유방암 또는 유관상피내암) 진단을 받은 만 20세 이상 환자 8만3437명을 선별했다. 이 중 진단 후 1년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 5만2510명을 추린 뒤, 수술 전 2년 이내 또는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피부암을 포함한 다른 악성종양 진단을 받았거나, 수술 전 1년 이내 항암치료·표적치료·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 등 총 1만4553명을 제외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3만7957명으로 확정됐으며, 이후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와 받지 않은 환자의 나이, 성별, 다른 치료 이력 등 조건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는 통계 기법을 적용해 방사선치료군과 비치료군 각각 9928명씩, 총 1만9856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피부암 발생률은 0.97%, 받지 않은 환자군은 1.02%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피부암을 흑색종(색소를 만드는 세포에서 생기는 악성 피부암)과 그 외 다른 모든 피부암으로 나누어 살펴봐도 방사선치료 여부에 따른 위험도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그룹 모두 평균 약 11년 반(138개월)에 걸쳐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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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연구팀은 피부암 발생과 실제로 관련이 있는 요인들을 확인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몸에 점이 있거나 광선각화증·보웬병(Bowen‘s disease) 같은 피부의 전암병변 있는 경우, 또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이 있는 경우 피부암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특히 점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보다 피부암 위험이 5.3배 높았고,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피부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무려 12.9배까지 위험이 뛰었다. 림프부종이 있는 환자도 없는 환자보다 위험이 약 2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서양 연구와 다르게 나온 이유로 인종 차이와 치료 기술의 발전을 꼽았다. 백인은 동양인보다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적어 방사선 손상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서구 연구는 정밀도가 낮은 2차원 방사선치료 계획 방식이 쓰이던 시기의 환자를 다수 포함한 반면, 이번 연구 대상 환자들은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3D-CRT) 방식이 자리 잡은 시기에 치료를 받아 정상 피부 손상이 상대적으로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방사선으로 인해 생기는 피부암은 노출 후 20년 이상 지나야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번 연구의 추적 기간인 11년만으로 장기적인 안전성까지 확정 짓기는 이르며, 더 오랜 기간을 관찰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사선치료군과 비치료군 모두 전체 피부암과 세부 유형별 피부암에서 누적발생곡선과 연간 발생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만큼, 적어도 10년 이상의 중기 추적 범위에서는 방사선치료에 따른 피부암 위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제1저자인 진제현 교수는 “문헌에서 보고되는 부작용은 실제 임상 현장과 일부 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청구데이터를 통해 실제 치료를 받은 수만 명의 환자 결과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유방암 환자분들이 피부암 발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방사선 치료에 전념하여, 모두 건강하게 완치되시기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윤창익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앞둔 환자와 가족들이 피부암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요즘 사용하는 방사선치료 방식에서는 피부암 위험이 특별히 높아지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점·전암성 피부병변·림프부종이 주요 위험인자로 드러난 만큼, 유방암 생존자 진료에서 방사선치료 여부보다는 이러한 고위험 피부 상태를 체계적으로 선별·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British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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