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암모니아와 수소 등 차세대 연료의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의 시장 지배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주들이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춘 LNG 추진 시스템을 계속 선택하는 가운데, 중국 조선소까지 한국산 엔진 채택을 확대하면서 HD현대와 한화 계열 엔진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는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선박 발주 시장에서는 검증된 LNG 이중연료 엔진이 여전히 가장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연료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인프라 부족을 꼽는다. 암모니아와 수소 추진선은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연료 공급망과 벙커링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대규모 상선 운항 경험도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LNG는 이미 글로벌 공급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으며 연료 공급과 운항 노하우도 축적돼 있어 선주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차세대 친환경 연료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반면 LNG 이중연료 시스템은 기술 안정성과 운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어 선박 발주 과정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LNG 추진선 발주가 당분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세계 각국 조선소들이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국내 선박 엔진 제조업체들을 찾으면서 수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형 저속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마린엔진'과 '한화엔진'의 수주잔고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HD현대·한화, 친환경 선박 시장 수혜 기대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5건, 약 6727억원 규모의 선박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규모를 웃도는 수준으로 계약 물량 상당수가 중국 조선소에서 발주한 프로젝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도 지난해 HSD엔진을 인수한 뒤 한화엔진으로 새롭게 출범시키며 친환경 선박 엔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증권은 한화엔진이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1조80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화엔진의 전체 수주잔고는 약 5조3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예상 매출액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향후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에서는 LNG가 과도기적 친환경 연료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국내 엔진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이후 차세대 연료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LNG 이중연료 엔진을 중심으로 실적을 확대하는 동시에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엔진 개발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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