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 혐의로 몰아 집단학살…법원 “김포지역 유족에 29억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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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역 혐의로 몰아 집단학살…법원 “김포지역 유족에 29억원 배상”

경기일보 2026-06-25 06:31: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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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연합뉴스
법원. 연합뉴스

 

한국전쟁 당시 부역 혐의자 또는 그 가족으로 몰려 희생된 김포지역 민간인들의 유족에게 국가가 29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는 임모씨 등 유족 7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10일 확정됐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청구한 49억1천여만원 가운데 29억2천여만원을 국가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위자료는 유사한 국가배상 사건 판례 등을 고려해 희생자 본인 1억원, 배우자 5천만원, 자녀 1천만원, 형제자매 500만원으로 산정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6·25전쟁 당시 경기 김포에서 경찰과 치안대에 의해 숨진 민간인들의 유족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1950년 9월 유엔군의 서울 수복 이후부터 1951년 1월까지 김포경찰서 소속 경찰과 치안대는 주민들을 부역 혐의자나 그 가족으로 지목해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화해위는 2023년 8월 이 사건을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으로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법원도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 소속 군·경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희생자들을 사망하게 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생명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거사 사건의 특성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흘러 직접 증거 확보가 어려운 만큼 진실화해위 조사보고서와 진실규명 결정이 사실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국가는 일부 희생자의 경우 2008년 1기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규명 결정으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올해 2월 시행된 개정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진 사건에는 민법상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들이 2023년 8월 진실규명 결정 이후 2024년 3월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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