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요타가 달라졌어요"…RAV4 '디지털은 좀' 편견 깼다[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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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요타가 달라졌어요"…RAV4 '디지털은 좀' 편견 깼다[타봤어요]

이데일리 2026-06-25 05:09:02 신고

[인천=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는 그동안 자동차의 기본기에는 빈틈이 없지만 디지털 경험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 서비스는 현대차는 물론 일부 고집불통 유럽 브랜드보다도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그런 지적에도 묵묵히 ‘기본 중심’ 철학을 고수하던 토요타가 드디어 달라졌다. 이달 토요타코리아가 출시한 ‘올 뉴 RAV4’에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아린(Arene)’을 전면 도입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올 뉴 RAV4를 타고 인천 영종도 일대 약 130㎞ 구간을 누볐다. 신모델은 디자인, 승차감, 연비, 출력, 실용성 어느 하나가 시장을 압도할 만큼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크게 거슬리거나 완성도를 해치는 부분도 좀처럼 집어내기 어려웠다.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유게 히로후미 토요타 RAV4 프로젝트 매니저는 “RAV4는 고급차가 아니다”라며 “플랫폼을 우직하게 단련하고 현장의 기술자들과 하나씩 과제를 극복하며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한 두가지 화려한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기본을 거듭 다듬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신형 RAV4의 외관은 벌집 형태 메쉬 그릴, 각진 범퍼 라인, 입체적인 헤드램프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최근 출시된 여러 SUV의 장점을 한데 모은 듯 어딘가 익숙한 느낌도 들지만 달리 보면 호불호 없이 누구나 두루 만족할 만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만 실내 인테리어는 아쉽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곳곳에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직선과 각을 강조한 투박한 구성이 썩 미래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들이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극 활용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형 RAV4는 하이브리드차(HEV) 2개 트림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2개 트림 등 총 4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HEV LIMITED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달렸다면 PHEV XSE는 전기모터의 힘을 바탕으로 한층 경쾌하게 치고 나갔다. PHEV GR SPORT는 더욱 즉각적인 반응과 단단한 움직임으로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기 위해 파워트레인은 물론 조향감과 서스펜션 설정까지 세심하게 차별화했고 그러면서도 충전 편의성과 연비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토요타의 설명이다.

이번 RAV4에는 아린을 기반으로 구현한 차세대 커넥티드 서비스 ‘토요타 커넥트’가 적용됐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국내 환경에 최적화한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마련했고, 네이버 클로바 기반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도 탑재했다.

토요타 '올 뉴 RAV4' 디스플레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디스플레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수입차들은 한국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음성인식 기능이 사실상 죽은 기능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신형 RAV4는 운전자의 명령을 정확하게 알아들었고 엉뚱한 답변도 거의 내놓지 않았다. 화면 반응 속도와 조작감은 스마트폰처럼 부드럽고 화질도 선명하다.

강화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인상적이다. 상당수 차량은 보조 시스템을 능숙하게 사용하기까지 적응 시간이 필요하고, 불안정한 조향 탓에 선뜻 믿고 맡기기 어렵기도 하다. 반면 RAV4에서는 마치 반자율주행 차량을 탄 듯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린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량 센서와 제어 시스템 전반을 정교하게 다듬은 결과다.

토요타 '올 뉴 RAV4' 운전석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토요타 '올 뉴 RAV4' 운전석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도로 사정만 원활하면 페달과 핸들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수십㎞를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물론 시선을 잠깐이라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핸들을 완전히 놓아버리면 ‘당장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에 집중하시라’는 거역할 수 없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아린이 적용됐다고 소비자들이 막연히 떠올리는 완전한 SDV가 당장 구현된 것은 아니다.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는 기능의 범위는 아직 제한적이고, 차량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역시 기존 인포테인먼트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토요타코리아)
토요타 '올 뉴 RAV4' (사진=토요타코리아)


그럼에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출고 이후에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토요타가 차는 참 좋은데 소프트웨어가 아쉽다’는 평가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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