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도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

거리두기 3단계도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

BBC News 코리아 2020-12-14 17:06:33 신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네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방역 조치 강화에 대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30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수준인 하루 평균 800명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방역 규제를 강화했을 때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신속한 대응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행 방역체계에서 가장 높은 3단계를 시행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식당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거리두기 2.5단계, 다른 지역에는 2단계를 적용한 상태다.

확진자 1000명 넘었는데 거리두기 단계 왜 안 올리나?

앞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를 경신했지만 아직까지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거리두기 3단계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보도되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해외유입 확진자를 포함한 수치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은 순수 국내 발생 확진자만 따진다.

정부는 지난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체계를 개편하면서 국내 발생 확진자가 일주일간 하루 평균 800명 이상 늘어날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도록 했다.

질병관리청은 14일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68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지난 일주일간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737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 하루 평균 800명 넘으면 바로 격상?

만일 다음날(15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1007명을 넘을 경우 일주일 평균은 800명을 넘게 된다.

그러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800명이 넘는다고 자동으로 단계가 상향되지는 않는다.

11월 말 전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인 400명을 넘었을 때도 당국은 일주일이 더 지난 8일부터 수도권에 2.5단계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스스로 공표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할 때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수도권 지역의 방역 조치를 일부 완화하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긴 시간 코로나와 함께하며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몇몇 전문가는 신속하게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을 접종해도 빨라도 내년 3분기가 지나야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긴 시간을 계속 2~3단계를 몇번이나 왔다갔다 하면서 지내야 하는지 아니면 한두 번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끝낼 수 있을지가 지금 결정된다”고 적었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빠르고 신속하게 시행하고 천천히 푸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거리두기 3단계... 무엇이 달라지나?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10인 이상의 집합이 금지되며 직장에서도 필수인력을 제외한 인원의 재택근무가 의무화된다.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며 종교활동은 1인 영상예배만 허용된다.

또한 백화점, 학원, PC방, 영화관, 미용실, 결혼식장 등의 영업이 중지된다.

카페에 대한 제한은 2.5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된다. 음식점도 지금처럼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3단계면 감염 확산 막을 수 있나?

국내 방역 대책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가장 높은 수준의 대책이다. 그러나 3단계도 해외의 방역 대책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한 편이다.

3단계 상태에서도 식당이나 룸살롱·단란주점 같은 유흥시설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 술집은 오후 9시까지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미국의 연구진이 지난 11월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의 감염 발생 사례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식당에서의 감염 증가 위험이 가장 컸다고 한다.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확산을 겪고 있는 서구 국가들은 식당과 술집의 폐쇄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봉쇄, 통금 조치를 내린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앞으로도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현행 3단계에 추가적인 조치를 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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