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불패’ 청약시장 무너지나…송도 아파트마저 미계약 속출

‘흥행불패’ 청약시장 무너지나…송도 아파트마저 미계약 속출

이뉴스투데이 2021-12-28 19:31:40 신고

지난달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에서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GS건설]
지난달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에서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GS건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올해 평균 1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인천에서 미계약 아파트가 나왔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의 1533세대 중 35%인 530여세대가 계약을 포기했다. 해당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13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인기가 높은 곳이었다.

전문가들은 계약금 대출과 내년 강화되는 대출 규제 등을 미계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청약 당시 대출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이 이미 발표된 상황이었던 만큼 송도의 청약 인기가 줄어든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대출 규제나 부적격자로 인한 것이 아닌 송도 지역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를 분양하면 부적격자, 단순 변심, 자금 계획 차질 등의 이유로 10% 내외의 미계약이 발생하는데, 3분의 1 이상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고 전했다.

실제 송도가 위치한 인천광역시의 올해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광역시의 지난해 1‧2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9.5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경쟁률은 18.17대 1로 전년 대비 38.4% 감소했다.

인천광역시와 송도가 위치한 연수구의 연돕별 평균 청약 경쟁률. [자료=부동산R114]
인천광역시와 송도가 위치한 연수구의 연돕별 평균 청약 경쟁률. [자료=부동산R114]

송도가 속해 있는 연수구의 경쟁률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연수구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19년 48.31에서 지난해 69.96으로 2년 연속 인천 9개 구‧군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74.1% 급감한 18.06을 기록하며 인천광역시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신규제, 금리인상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올해 송도에만 8개 단지가 공급됐고, 내년 검단신도시 대규모 물량을 포함해 인천에 3만호 이상의 입주가 예정돼 있는 것도 청약 시장 인기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대구나 울산 등에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 중 가장 극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곳으로 꼽힌 곳이 인천”이라며 “최근 몇 년간 평년에 비해 공급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르며 주변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어진 것도 송도 아파트의 인기가 줄어든 원인으로 봤다.

지난 2019년 3.3㎡당 1321만원이었던 인천시 평균 분양가는 올해 1542만원으로 급등했다. 특히 연수구의 경우 같은 기간 1646만원에서 2192만원으로 인천시 내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실거래가와의 차이는 빠르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인천광역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834만원이다. 올해 인천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와의 차이는 약 300만원으로, 30평형 기준 1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연수구 아파트의 3.3㎡당 분양가와 매매가 차이는 484만원으로 인천시 평균보다 높았지만, 수요자들이 전매제한 기간과 향후 아파트값 상승 기댓값 등을 고려했을 때 청약이 큰 이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실제 이번 GS건설이 공급한 송도자이더스타 84㎡형의 분양가가 평균 9억3540만원이었고, 약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019년 입주)의 84㎡형은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향후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약 당첨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전처럼 당첨이 됐다고 무조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하고, 향후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를 분석해서 집을 계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내년 대출 규제가 더욱 심해지고, 추가 금리인상도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청약 시장의 숨고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송도 아파트 미계약 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서 송도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1차 계약에서 평균 25%대의 미계약자가 나왔다”며 “이번 단지는 그보다 조금 높긴 하지만 신용대출 규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송도자이더스타 역시 결국 완판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강화되는 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에 대한 우려로 계약 포기 세대가 늘어난 것이지, 청약 시장의 인기가 식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송도를 비롯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 남아있는 고가의 분양 단지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