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많은 이들이 일상의 행복을 미뤄두고 책임과 목표를 먼저 선택하며 하루를 살아내느라 애썼다. 오늘보다 조금은 더 만족스러운 ‘어느 날’을 기대하며 억울함과 슬픔, 불안감과 분노 때로는 기쁨마저 눌러두고 답답함을 견디며 피할 수 없었던 현실을 감당해야 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학생으로, 수험생으로, 취준생으로, 직장인으로 살아오며 또 한편에서는 가장으로, 엄마로, 아빠로, 리더로 내 이름이 아니라 맡은 역할을 안고 하루를 버텨야 했던 날들이 적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어진 조건 속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도 반복됐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당신이 자신의 꿈을 위해서든,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서든 묵묵히 감당해온 그 시간 덕분에 수많은 이들의 하루가 무너지지 않았다. 당신의 책임감으로 개인의 일상이 지켜졌고 가족의 평온이 이어졌으며 공동체의 균형 또한 유지될 수 있었다. 당신이 지나온 시간은 안정과 신뢰로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삶의 기준이 됐고 오늘의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비록 당신의 이름이 세상에 크게 불리지 않았어도 맡은 자리에 머물러 조용히 역할을 다해온 당신의 이름은 분명 이 사회를 떠받쳐온 이름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버티는 삶이 아닌 자신의 수고를 인정하고 2026년 새해는 “해낼 수 있을까”라는 목적 중심의 질문보다 회복을 향해 가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를 삶의 기준으로 삼아 삶의 만족도를 높여가는 시간으로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 도달과 머묾, 추진과 회복을 조화롭게 하려는 삶의 태도는 건강한 인간에게 필요한 조건이며 삶의 균형을 회복하겠다는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여전히 더 이뤄야만 한다는 생각이 당신을 쉬지 못하게 한다면 너무 오래 책임져 온 마음과 비교 속에서 굳어진 생존 방식 때문일 수 있다. 외적인 결과와 경쟁력, 우위를 증명해야만 의미가 있다고 믿어온 시간에 머무는 것도, 그 자리에서 나오기로 결정하는 것도 모두 당신에게 허락된 선택이다.
새해에는 당신이 오래 기다려 온 삶의 중심에서 기쁨을 허락할 줄 아는 존재로 한 해를 살아가기를 마음 깊이 지지하고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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