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통일교 관련 해명에 대해 "5선 국회의원의 '몰랐다'는 변명은 과연 국민 상식에 부합하느냐"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나 의원의 최근 발언은 해명이라기보다 스스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고백에 가깝다"며 "5선 국회의원이자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이 통일교의 상징적 공간인 천정궁을 방문하고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몰랐다는 말이 과연 본인 스스로에게도 납득 가능한 설명이냐"고 물었다.
그는 "천정궁은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다"며 "정치권과 재계 인사들이 드나들며 통일교의 영향력이 집약된 상징적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장소를 방문한 중진 정치인이 ‘그냥 갔다’, ‘아무런 맥락도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의 상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더욱이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유명 정치인이 그 공간을 찾았다는 설명을 국민에게 그대로 믿으라는 태도는 무책임하기까지 하다"며 "정치 경험이 많을수록 설명의 책임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혹시라도 나 의원이 천정궁에서 기념품을 받았다면 감정부터 받아보길 바란다"며 "천정궁의 기념품이 알고 보니 금거북이나 명품 목걸이에 버금가는 진품이었는데 5선 국회의원인 나 의원만 몰랐던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치에서 반복돼 온 받았지만 ‘몰랐다’, ‘갔지만 몰랐다’는 해명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은 오래된 변명"이라며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그 설명이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택도 없다며 언론과 정치인을 공격하기 전에 스스로의 말이 국민 앞에서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을 뭘로 보고 이따위 허접한 변명을 늘어놓느냐”며 나 의원을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나 의원은 ‘국힘 제로’가 왜 필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28일 발표한 논평에서 “나 의원은 단순히 통일교 시설에 ‘놀러 갔다 온’ 정치인이 아니라 통일교와 국민의힘을 연결하는 중요 인물이었다는 것이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복하여 확인되고 있다”며 “통일교 등 특검이 열리면 나 의원은 적어도 참고인으로는 반드시 조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 의원은 26일 KBC 라디오 '박영환의 1시 1번지'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야인 시절에 여러 명이 같이 가서 시설을 한 번 보고 온 것이 다"라며 "그게 천정궁인지 뭔지도 모르고 갔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자꾸 천정궁에 갔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핵심은 거기 가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나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아니냐"며 "나는 개인적으로 한학자 총재를 만난 적이 없고 차 한 잔도 마신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교 관련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통일교 행사 같은 경우 주로 언론사 기자들을 통해 참석 요청이 들어와 몇 번 참석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외통위원장 때 갔던 기억이 있고 원내대표 때도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공식 직함이 있는 사람들을 주로 초청하는 행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그런 행사장에서 먼발치에서 본 적은 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일대일로 차를 마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한 질문에는 "후원금을 내신 분들이 워낙 많아 모르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며 "그래서 정치 시작 이후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후원금을 전부 살펴보라고 보좌진들에게 지시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통일교 교단 내부 문건에서 자신이 지지 대상으로 언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건 자기들 생각 아니냐"며 "본인들이 지지를 했는지 어쨌는지 내가 알 게 뭐가 있느냐"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어느 종교든 기회가 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교 특검 주장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빨리 했으면 좋겠다"며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다면 특검이 저를 털려면 벌써 100번도 더 털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말만 하면서 시간 끌지 말고 빨리 특검을 해서 관련된 것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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