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통일교 관련 의혹에 대해 “통일교 시설에 간 적은 있지만 한학자 총재와 1대1로 만난 적은 없다”고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나 의원이 천정궁 방문 여부를 일부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제기한 ‘천정궁 출입설’을 둘러싼 공방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나 의원은 26일 한 방송에서 “통일교 행사에 간 적은 몇 번 있다. 외통위원장 시절과 원내대표 때 언론사 기자들의 초청으로 간 것으로 기억된다”며 “행사장에서 먼발치에서 한학자 총재를 본 적은 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차 한 잔 나눈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교 시설을 방문한 것은 2000년 총선 낙선 후 야인 시절 지인들과 함께 간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특검이 100번도 더 털었을 것”이라며 “핵심은 전재수 장관처럼 거기서 돈을 받고 시계를 받았느냐는 거다. 나는 그런 일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해 “후원자가 워낙 많아 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정치 시작 이후 모든 후원 내역을 전수 조사하라고 보좌진에게 이미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여권은 최근 통일교 내부 문건과 ‘천정궁 출입 기록’을 근거로 정치권 로비 정황을 제기하며 야권 인사들의 방문 기록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특히 통일교 고위 간부 녹취에 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논란이 커지자 나 의원은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반한 저질 정치공작”이라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한학자 총재 거처인 천정궁을 비롯한 통일교 주요 시설에서 확보한 회계 자료, 출입 명부 등을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 인사들로부터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전재수 전 국토부 장관은 최근 피의자 조사를 받고 “어떠한 금품수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나 의원은 “말만 하지 말고 빨리 특검을 해서 관련된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특검을 피하는 쪽이 오히려 의심받을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는 나 의원이 방문 사실 일부를 시인하면서도 금품수수, 개인 교류 여부에 대해 선명하게 선을 그은 것은 ‘의혹 확산 차단용 방어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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