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식문화의 단골 식재료로 꼽히던 '올리브'가 요즘 한국인의 밥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유한 풍미가 밥반찬으로 제격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장수 식품'으로도 불리는 올리브. 그저 피자 위에 올라가는 고명을 넘어, 한식과도 의외의 궁합을 자랑하는 올리브의 진가를 짚어봤다.
품종 차이 아니다, 색깔 가르는 건 '수확 시기'
올리브는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물푸레나무과 상록교목의 열매다. 일조량이 넉넉한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라 맛과 향이 진하며, 이 지역 사람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핵심 식재료다.
올리브의 색깔은 품종이 아니라 '수확 시기'가 결정한다. 나무에 매달린 열매는 시간이 지나면 녹색에서 보라색을 거쳐 검은색으로 변해간다. 일찍 수확한 '그린 올리브'는 덜 익은 상태인 만큼 조직이 치밀하다. 씹었을 때 '오독' 소리가 날 정도로 식감이 단단하고 아삭하며, 풋풋한 풀 향기와 쌉싸름한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나무에서 완전히 익은 뒤 수확한 '블랙 올리브'는 햇빛을 오래 받아 지방 함량이 높아진 상태다. 덕분에 쓴맛은 줄어들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풍미가 진해진다. 식감 또한 혀로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 짠맛이나 강한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 낮추는 '혈관 지킴이'
올리브가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탁월한 영양 성분 때문이다. 올리브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와 폴리페놀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올리브 속 지방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성분은 혈관 기능을 해치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섬유질이 가득해 소화를 돕고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다만 염장 식품이라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어, 섭취 전 물에 헹구거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피자부터 나물무침까지, 한식과의 이색 조화
보통 올리브는 피자 토핑이나 파스타, 샐러드 재료로 쓰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올리브는 의외로 한식 조리법과도 잘 어울린다. 본연의 짭조름한 맛이 소금이나 간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밑반찬으로 먹는 것이다. 흐르는 물에 헹궈 짠맛을 덜어낸 뒤 올리브유에 버무리면, 밥과 함께 먹는 장아찌처럼 즐길 수 있다. 나물 요리에 더해도 좋다. 시금치나 취나물무침에 다진 올리브를 넣으면 향긋한 나물 향과 올리브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별미가 된다. 콩국수에도 소금 대신 다진 올리브를 넣으면 간을 맞추는 동시에 씹는 식감까지 살릴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