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본부서 3국 대표단 회동…"튀르키예, 두 나라 협정 이행 노력 인정"
'가입 비준' 세부 결론은 못내…스웨덴, '반테러법' 추진 등 튀르키예 설득 안간힘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스웨덴·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동의안 처리를 미루고 있는 튀르키예가 '대화 중단'을 경고한 지 한달 반만에 다시 협상장에 나섰다.
나토는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본부 청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주재하에 튀르키예, 스웨덴, 핀란드 간 3자 협의가 진행됐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3국 대표단 모두 작년 6월 나토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 이행 진전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나토는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양해각서에 따른 상호 무기 수출 제한 해제, 대테러 협력 강화 등을 언급했다.
모두 튀르키예가 양해각서에 담을 것을 요구한 사안들이다.
오스카르 스텐스트롬 스웨덴 수석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는 스웨덴·핀란드가 합의와 관련해 구체적 절차를 밟은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며 "이는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회동은 튀르키예가 지난 1월 말 스웨덴에서 벌어진 '반(反) 튀르키예 시위'를 이유로 3자 협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스웨덴에 대해서는 아예 나토 가입 동의를 철회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처음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로 인한 안보 불안감 고조로 서방의 안보동맹에 빨리 합류하려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물론,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두 나라의 가입 절차를 마무리 지으려는 나토 입장에서도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됐다.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30개 회원국이 모두 각국 의회에서 가입 동의안을 비준해야 하며, 현재까지 튀르키예와 헝가리 등 2개국만 비준 절차를 미루고 있다.
일단은 대화가 재개된 만큼 나토와 스웨덴·핀란드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막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튀르키예가 지진 대참사 복구에 한창인 데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등 내부 사정이 복잡한 점을 고려하면, 가입 동의 비준안 처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회동에서도 세부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3국 대표단은 7월 정상회의 전에 한 번 더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나토는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는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스웨덴과 핀란드로선 당분간 튀르키예는 물론, 헝가리를 물밑에서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은 3국 회동이 재개된 당일 튀르키예가 요구해온 테러 대응 강화를 위한 입법안 추진 의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반테러법은 2017년 스웨덴 스톡홀름 도심에 있는 백화점 입구를 향해 트럭 한 대가 고의로 돌진해 시민 5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6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스웨덴 정부가 뒤늦게 입법에 속도를 내는 건 자국의 나토 가입을 지연시키고 있는 튀르키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것이다.
군나르 스트롬메르 스웨덴 법무장관은 현지 일간 '다겐스 뉘헤테르' 기고문에서 "테러 대응은 3자 양해각서의 핵심 내용"이라며 "새 법안을 통해 스웨덴은 테러를 지원하는 사람들을 기소하는 강력한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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